골목길 2

한 장의 사진과 열네 번째 생각

by 별빛바람

https://brunch.co.kr/@pilgrim6/148

Leica MP, Summilux 50/1.4 2nd, Kodak Proumage 100, 무보정

사람 한 명 빠져나가기 힘든 골목길.

그곳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집들이 서로 마주 보며 있으니 상대방의 안부를 묻기도 편할 거고, 대문 앞 놓아둔 작은 화분으로 그 집의 취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씩 놓아두는 쓰레기봉투와 재활용 분리수거로 그동안 뭘 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사실 이게 골목길의 추억이 될 수도 있다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서로 마주 보고 있으니 개인 프라이버시는 무시해야 하고, 쓰레기봉투니 재활용 분리수거는 그 사람의 취향이 아닌 - 상대방에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쓰레기일 뿐이니 말이다. 단지 좁은 골목에 더 많은 집을 짓고자 하는 욕심이 만들어 낸 결과가 골목길이다.

차 하나 빠져나가기 힘들고, 가로등 하나 없어 밤에는 어두운 그곳. 하지만 이 골목길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재개발이란 이름 아래, 그리고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점차 사라지는 이 골목길. 그나마 차가 지나가기 힘든 곳이니 아이들에겐 놀이터가 되어주었는데, 이젠 이 골목길이 사라지니 아이들이 어디서 놀아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물론, 이 골목길은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고 원래 살던 사람들은 또 다른 동네에서 골목길을 만드니 골목길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문제는 역시 이것도 돈벌이가 되어 골목길이 거창한 이름의 신도시가 되어가며 생각지도 못한 가치 때문에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탄식이 있을 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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