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

한 장의 사진과 여러 가지 생각들 - 27

by 별빛바람
Leica MP, Voithlander Nokton Classic 35/1.4 MC, Kodak Potra 400

중학생 시절. 리복 브랜드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아마 광고 문구는 “스포츠는 살아있다.”였던 걸로 기억난다. 운동화에 달려있던 초록색 젤은 리복 브랜드의 상징이었고, 뒤꿈치를 치면 “삑삑” 소리가 나며 실제 기능과는 별개로 활용을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청바지는 주로 게스를 입었다. 돈이 좀 있고, 흔히 말하는 노는 친구들은 미치코 런던이나 보이런던 이란 브랜드를 선호했다. 교복밖에 입을 수는 없지만, 분명 운동화나 교복 안에 입는 티셔츠로 “브랜드”를 보여주곤 했다.

사실, 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뚜렷한 브랜드 옷을 입어본 기억이 없다. 그냥 시장에서 파는 티셔츠나 운동화 한 켤레를 입을 뿐이었으니 “브랜드”가 꼭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던 게 큰 이유였던 거 같다.

그래서 중학생 시절 아이들이 자주 방문하던 청량리역 부근 리복 매장도 가본 적이 없다. 그저 그 자리가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뿐.

하지만 며칠 전, 그곳을 우연히 지나가니 리복 매장이 폐업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요즘은 리복이란 브랜드를 자주 보지 못한 것도 있고, 웬만하면 다 인터넷 주문을 하니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지는 건 요즘 상황의 트렌드일 수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친구들이 동경하던 브랜드가 사라진 걸 바라보니, 나도 나이 들어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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