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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바람 Apr 21. 2024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일까?

사실 사진은 하나의 도구 일 뿐이다. 그리고 그 사진으로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정말 아름다운 예술 사진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음심을 해소하기 위한 사진이 될 수 있고,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사진이 될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사진은 카메라가 설정해 둔 프레임 안에 피사체를 가둬둔 채 그 안에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누군가의 관심이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린 그저 사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이다. 여행을 갔을 때 그 "장소"를 다녀왔다는 증거로 사용할 뿐이다. 그리고 멋있는 것을 바라보았을 때, 혹은 신기한 것을 보았을 때 말로는 채울 수 없는 이야기를 채워나가기 위한 도구로서 활용해 나갈 뿐이다. 그래서 우리의 부모님들은 같이 간 사람의 전신이 다 나오도록 하여 사진을 찍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며 남겨 나갔을 뿐이다. 하지만 요즘 세대가 그 사진을 보았을 땐 무언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일 뿐이다. 그러니 그 사진 중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냐 이야기한다면 사실 정답은 없다. 우리의 부모님의 사진과 우리의 사진에는 가치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분명 디지털 사진은 소모되는 자원이 적은 건 사실이다. 단지 셔터를 클릭하는 방법이 소모되는 자원일 뿐이다. 그리고 점점 세상이 좋아지면서 불필요한 "카메라"를 들어야 한다는 체력의 낭비마저도 사라지게 된다. 그러니 좀 더 아름답고, 멋있게 보이기 위한 방식으로 사진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그러나 우리의 부모님이 찍은 사진은 어떠한가? 필름이란 자원 자체가 돈이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단 한 컷에 담아야 하니 모든 것이 나와야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예술적으로 찍고 싶어도, 사진의 한계 이상으로 "필름"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으니 그 끝을 채우기란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 왜 사진이 어색하고, 우리의 부모님이 지금도 왜 그렇게 찍느냐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분명 10년 후, 20년 후에는 셔터를 누르는 자원마저도 사라질지 모르니 말이다.

내가 찍는 사진은 최신의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요즘 카메라가 분명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요즘 기술과는 동떨어지게 찍는 이유는 그저 "그런 기술"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건 그저 나의 게으름이 가장 큰 영향이지 않을까?

요즘은 사진을 좀 더 남겨보고자 더 자주 길을 떠난다. 그리고 열심히 필름을 확보하며 사진을 찍어댄다. 분명 요즘의 사진처럼 화려하고 날카로운 결과를 남기진 못하지만 남기고자 하는 이야기는 분명 존재한다.


본 글은 부정기적이지만, 그 목표에 대한 이야기이다. 

좋은 사진은 아니지만, 기록으로서 사진. 그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기 위한 이야기다.


여전히 목표는 Street Photography임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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