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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Oct 06. 2023

뇌 과학자가 알려주는
'영어 단어' 외우기 필승 법칙

'뇌'는 관계를 통해 정보를 저장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모든 채널을 통해 '생생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세상이니까.

필자도 영어 교육쪽에 발을 담그고 있다 보니, 수많은 방법론들, 그리고 수많은 영어 단어와 표현들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다. 솔직히, 세션 컨텐츠를 만들 때 그들의 채널을 참고하기도 한다. 아, 이런 표현을 영어 학습자가 알고 있으면 참 좋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예전에 한 멤버가 '이런 좋은 표현들은 다 어디서 가져와요? 라고 했는데 그에 대한 답이다. 필자의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던 표현도 문득 문득 생각날 때마다 적어놓고, 여러 채널을 통해서 생각치 못한 표현이 나오면 곧바로 메모해 두었다가 적절한 토픽과 함께 모아 꺼내어 쓴다.)


사실 문제는 그런 표현들, 단어들을 얼마나 자주 보았는지가 아니다. 그걸 얼마나 뇌에 저장해 놓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단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단어장을 대조하며 달달 외우는 것은 정말 쓸모없는 짓이지만, 단어를 모르면 들리지가 않는다. 단어, 표현도 분명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다. 모르면 들리지 않고, 들리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면 '경험치'는 쌓이지 않는다.


단어를 외우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렵고, 수십번을 보아도 돌아서면 까먹게 되는 것일까? 비밀은 바로 '뇌가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에 있다. 이 비밀을 알게 된다면 왜 영어 실력이 꾸준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지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면 뇌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 핵심을 요약하는 방법을 중요시 했다. 텍스트북을 달달 외워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들 중 중요한 거, 시험에 나올 거, 핵심적인 부분만 따와서 노트를 정리하고 그 노트 한권 분량만 다 외우면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그런데 이 방법 자체가 틀렸다. 뇌는 적은 정보를 좋아하지 않는다.


뇌는 '연결'을 통해 기억하고 저장한다. 새로운 정보 하나가 달랑 놓여져 있으면 뇌는 그것을 저장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다른 정보와 함께 연동되지 않으면 그 정보는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다.  뇌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핵심'을 거부한다.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열개의 연관된 정보를 기억하는게 하나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보다 쉽다


이것이 박문호 박사가 말하는 3의 법칙이다. 하나의 단어, 하나의 표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하나만 주어져서는 안된다. 그러면 어떤 기억들과 연결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러니까 단어나 표현을 알려줌에 있어서도, 시작점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이 되어야 한다. 그게 뜻 모르고 지나쳤던 팝송의 가사라도 좋고, 영화 대사여도 좋고, 특정한 이미지에 관련한 것도 좋다. 아니면 그 특정 단어가 여러가지 구동사로 결합하며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inevitable 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사전적인 정의는 필연적인, 불가피한이다. 이 단어를 반복해서 인애비터블, 필연적인, 인애비터블, 필연적인, 이라고 중얼거린다고 해서 기억이 될까? 아마 한 달이 지나면 기억나지 않을것이다. 


이 글을 읽은 누구나 평생 이 단어를 잊지 않게 할 수 있다. 누구나 봤을 법한 어벤져스의 대사로.

나는 필연적이다.


타노스를 데리고 오는 순간, 이 표현은 여러분의 뇌와 단단하게 결합되었다. 절대 풀리지 않을 결합이다. 단순히 영화의 한 장면 뿐만 아니라, 타노스가 이끌어왔던 '인피니티 워 - 엔드 게임'의 서사가 inevitable과 결합된다. 타노스의 목소리까지 들리는 듯 하다. I'm inevitable. 목소리가 들린다면 발음도 정확하게 알고, 인토네이션까지 연결이 된다.


하나의 단어에서 파생되어 다양한 표현이 되는 것을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우리는 모두 'back'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이 Back은 어떻게, 실제로 사용되고 있을까?


    Get off my back- 좀 귀찮게 굴지 말고 꺼져. 감시하거나 귀찮게 하는 사람에게 쓰는 말.

    Back off- 누군가의 얼굴이 50cm이내의 공간에 들어오면 다 불편함을 느끼죠. Intimidating(겁을 주는) 하다고 생각해요. 경찰들이 폴리스 라인을 잡을 때도 쓰는 말.

    Take that back- 도로 가져가!-> 내뱉은 말을 취소하라는 뜻입니다.  

    He and I go way back.- 우리(관계를 설명하려면) 한참 뒤(과거)로 돌아가야지. 오랜 관계를 의미

    I got your back- 등 뒤에는 내가 있다.-> 나만 믿어  

    I will back you up!- 보조해 줄게!  


이렇게 되면 사전적으로 알고 있던, '등, 뒤'라는 단어가 관계를 가진 6개의 표현으로 뭉텅이로 들어온다. 어원을 파 보는 것도 좋고, 다양한 표현 뭉치들을 알아보는게 단어를 외우는데 큰 도움이 되는 이유다.


그림, 상황, 예문, 예시, 은어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결합시켜야 한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할 때 가장 도움이 안되는 질문은 이거다.


'선생님! 이 말은 영어로 어떻게 해요?'


선생님이 말해주면 끄덕끄덕, 받아적는다. 단독의 기억이다. 받아적은 노트는 기억속에 산산히 흩어져 사라진다.


기억이 흩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은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그 단어나 표현을 다른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거다. 영화, 드라마, TV쇼, 팝송 등등. 평소에 스쳐지나갔던 영어가 갑자기 들린다. 생생한 상황과 표현이 결합한다.



 




언어 습득의 원리를 모두가 알아야 할까?


외국어 실력이 단계적으로 상승한다는 말은 이런 것이다. 개별적으로 따로 떨어져 있던 표현들이, 단어들이, 문장들이 서로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스스로 연결을 한다. 그리고 표현 뒤에 숨어있던 어원과 문화가 머릿속에서 결합한다. 이게 발화 실력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다음의 단어와 표현을 받아들일 때 쓸 수 있는 기억의 뭉치 (박문호 박사는 '옷걸이'라고 설명했다)가 생겨났기 때문에 어휘력 향상에 가속도가 붙는다.


언어 습득의 원리를 모두가 알아야 할까? 솔직히 말해, 몰라도 괜찮다. 괜찮은 가이드, 괜찮은 서비스가 있으면 된다. 하지만 내가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믿음은, 항상 학습 효과를 강화시킨다.


언어 습득에 관련하여, 사람들이 '방법론'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방법론은 문제가 없다. 쉐도잉도, 독서를 통한 영어도, 미드로 배우는 영어, CNN으로 배우는 영어 모두 훌륭한 방법이다. 문제는 그게 나한테 맞는가 라는거다. 그 방법론을 예찬하는 사람은 '그게 나한테 통했으니까' 나는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게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누구에게나 맞을 수는 없다.


사람은 재미가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흥미가 뚝 떨어지고 효율이 떨어진다. 뇌가 받아들이는 걸 거부하기 시작한다. CNN이 좋다고 해서 그걸 듣는게 무슨 효용일까? 나는 세계 뉴스 관심이 없는데. '굿 플레이스'와 '프랜즈'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나와 안맞으면 무쓸모인 거다.


하지만 '원리'를 아는 것은 항상 도움이 된다. 내가 어떤 방법론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나한테 잘 맞는지 스스로 판단을 해 볼 수 있게 된다. '3의 원칙'을 알고 있으면 단어나 표현을 배울 때 하나의 방법을 고집하지 않고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원리만 안다면, 방법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니까.


수 많은 영어 교육 서비스들이, 한 가지에 '꽂혀'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광고를 하려면 특색이 있는 편이 좋은 편이긴 하다. 차별점이라고 하는, 특정한 무언가. 들여다보면, 습득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는 곳은 드물어 보인다. 보통은 '나는 이래서 됐는데! 야 너두?' 같은 식이다. (이런 서비스는 사실 양반이고, 어떤 서비스는, 사실 1%도 도움이 안될 서비스로 공부하는 '느낌'만 내게 해주는 곳도 많다. 언어 교육의 철학 자체가 없는거지.)


꼭 돈을 내야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영어를 배우려면 돈을 쓰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편이다. 그래서 토크아티브의 궁극적인 목표가 '영어 학원' 이 아닌 '커뮤니티'인 거다. 그래서 누구나 돈 안내고도 할 수 있도록 시즌 컨텐츠를 매번 공개하는거다. 영어 학원은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을 주는 것 또한 현재의 '토크아티브'가 가지고 있는 목적 중 하나다. 외국어 습득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세상, 5천만의 세계에서 12억의 세계로 사고가 확장되는 사람들.



원본 영상: https://youtu.be/sJg8gor2Dho?si=eYvq9RGLfBHV1oq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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