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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웅담 May 31. 2024

아이셋을 키우며 나에게 투자한다는 것

아이를 일찍 낳은 덕분(?)에 30중반인 나의 주변 친구들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도, 아이를 낳지 않은 친구도 꽤 많은편이다. 그래서 대화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편인데, 아기가 있는 친구들과는 육아에 관한 이야기, 미혼인 친구들과는 연애/ 취미/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된다. 


결혼 초반엔 양쪽의 대화가 다 자연스러웠던 것 같은데, 첫째가 일곱살쯤 되니 문득, 육아얘기는 지겹고, 연애/취미/커리어 얘기는 내가 어색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미 셋째까지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선, 이제 막 첫째를 낳아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그들이 느끼는 무게보다는 가볍게 와닿는 느낌이다. 연애/취미/커리어의 영역 또한, 부럽다 또는 신기하다 정도의 느낌 그 이상이 되기는 어렵다. 공감하는 리액션을 최대한 해보지만, 깊숙히 공감할 수 없는, 이미 나의 영역에서 오래전에 벗어난 느낌이다. 


오랜만에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나의 취미는 뭔가? 내가 남는시간에 하는건 뭔가? 시간이 남기는 하는가? 나의 커리어는 알맞게 흘러가고 있는가? 더 좋은 커리어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 내가 지금 더 해야 할 것은 뭔가? 내가 그런걸 할 시간이 있는가? (연애는.. 생각할 거리조차 없고)


그녀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할 순 없을것이다. 이미 두 궤적은 아예 다른 노선을 향하고있다. 


하나 확실한건 육아를 하던 안하던 나 자신을 잃어선 안된다는것.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오롯이 나에 대한 생각, 나에 대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이는 실상 나의 모든것이지만 (세명이나 있기에 더더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잃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방법은 어떻게든 찾아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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