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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드 비비안 Oct 27. 2022

작은 브랜드를 키운다는 것 (EP.3)

일 매출 19만 원에서 연매출 25억이 되기까지의 과정

제품만 50가지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책상을 보며 이게 스타트업 화장품 회사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보고서나 론칭 전에 브랜드 시뮬레이션을 전략 A안, B안에 따라 가상으로 돌리며, 브랜드 A&P를 계산하고 마케팅 버젯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면서 론칭일을 1년 2년 뒤로 잡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 때문에 한결 마음이 가볍기도 했다. (보통 대기업의 경우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때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나는 제일 먼저 론칭일부터 표시했다. 지금으로부터 3개월 후로. 내 마케팅 경험상 지나친 분석과 고민, 그리고 작은 실패조차도 허용하지 않는 부분이 결국 고민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오래 갖게 만들어 업의 본질을 잃게 만드는 사례를 많이 봤었고 그런 부분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일반적으로 실패는 곧 연봉과 승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는 일을 그르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쓰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브랜드를 론칭해 보니 사실 실패야말로 가장 성공과 가까워지는 길이란 걸 뼈저리게 느꼈다. 전에도 이야기했듯 10점 과녁을 쏘려면 6점, 3점, 8점을 쏴봐야 0점 조준이 되어 10점을 쏠 수 있다는 거다. 실패하는 문화가 자유로운 회사로 만드는 건 정말 중요하다. 작은 실패는 반드시 박수받아야 한다. 그건 뭔가를 도전했다는 의미와도 같기 때문이다. 


내가 한창 론칭 전 너무 힘들 때, 거짓말처럼 내게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도착한 마크 주커버그의 대학교 졸업연설 중 한 부분이다. 내 판단이 틀리진 않았을까 하며 흔들릴 때, 이 영상을 보며 내가 가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출처 유튜브 필 미필 미 TV 


미리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고민하면 정작 가장 중요한 '고객에게 좋은 제품을 잘 파는 것'의 본질을 잊고, 완벽함을 쫓다가 길을 잃는 경우도 수도 없이 봤다. 나와 같은 시기에 론칭한 소위 정말 공 많이 들인 대기업 브랜드들이 1년 내에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철수한 브랜드들이 있었다. 


처음 시작은 최대한 가볍게 하지만 가벼울 수 없는 부분 제품의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제품의 상세페이지를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리고 고객으로부터 오는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그 반응은 매출이 될 수도 있고, 후기가 될 수도 전화나 문자로 오늘 CS 일수도 있다. 거기에 다음 스텝의 정답이 숨어 있다. 핵심은 론칭 때의 기본기를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다. 


1. 브랜딩 (제품을 소구 하는 어투, 사진의 톤 앤 매너, 키워드 등의 토대) 

2. 제품의 사진

3. 공식 홈페이지의 분위기 (디자인)

4. 제품의 상세페이지 (디자인 + 마케팅) 


결과적으로 지금은 론칭한 지 2년 정도 됐고, 지금은 대단하진 않게 느낄 수 있겠지만 평균 연매출 25억으로 만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3개월 동안 위의 내용을 실행해야 했기 때문에 3개월을 달력으로 놓고 날짜를 쪼개보고 데드라인을 정했다. 브랜딩 스터디와 제품 스터디만 꼬박 1달이 걸렸고, 이걸 제대로 정립하니 촬영은 하루, 최종본은 2주일 안에 완성이 됐다. 그 사이 제품 5개의 상세페이지와 임상 실험을 준비하느라 한 달이 걸렸고 그 내용을 토대로 상세페이지를 기획 디자인에 들어갔다. 이것을 토대로 디자인은 꼬박 1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이렇게까지 중요한 것이었는지 초반엔 몰랐다. 디자이너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도저히 디자인이 나오질 않았다. 아무리 레퍼런스를 보여줘도 답이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도저히 돌파구가 안나오는 디자인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만 했다. 



다음 연재될 글 

>> EP4. 제품 사진 촬영의 중요성 (제품 촬영의 실패담)




https://brunch.co.kr/@10fold/5


https://brunch.co.kr/@10fol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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