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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a Apr 30. 2022

코로나보다 무서운 후유증

평소에 편도염으로 나는 이비인후과를 자주 다니고는 했다. 코로나가 나타나고 나서는 마스크 효과인지 이비인후과에 갈 일도 없었다. 특히 나는 감기에 걸리면 항상 목만 부었고 감기로 인한 기침은 거의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익숙한 통증이 목구멍에서 찾아왔다. 지금 나는 육아 휴직 중이라 누구를 만나지도 않고 집-학교-학원 외에는 돌아다니는 일도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잘 피해 갔는데 휴직을 하고 나서 코로나 증상이라니... 당황스러웠다.

황급히 아이는 어떤지 살펴봤는데 아침에 일어난 아이의 몸 상태는 뜨거웠다. 열을 재 보니 39도를 넘은 상태로 아이는 축 늘어져 있었다.

자가진단키트를 해보니 아이는 희미하게 두줄이 나왔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아내는 아무 증상이 없었고 진단키트로도 음성이 나왔다.

아이와 나는 곧바로 집 근처 보건소로 pcr검사를 하러 갔고 그 후로는 안방에 아이와 함께 살림살이를 차렸다. 안방에 격리를 하고 아내는 아이가 쓰던 방에서 생활을 하게 했다. 격리는 우리가 하고 있지만 우리가 아닌 아내가 격리되어 생활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검사 결과는 문자로 알려주었는데 아이와 나 모두 확진되어 격리를 해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다행히 아이는 하루 열나고 이후에는 열은 나지 않았다. 아픈 곳도 전혀 없는 상태.

나는 목만 매우 아픈 상태로 열이나 기침 증상은 없었다. 아이는 백신을 맞지 않았고 난 3차까지 완료한 상태인데 오히려 아이가 첫날 하루 열을 제외하고는 무증상이었다.

그렇게 안방에서 격리를 하며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써야 했기에 볼일을 보고 나서는 무조건 소독을 했다. 집도 환기를 위해 항상 창문을 열어두었다. 코로나 증상이 없는 아내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서.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에 확진된 터라 학교 생활 적응과 관련하여 걱정이 되었다. 학기 초인데 일주일이나 빠져야 한다니... 여러모로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아이는 이 상황을 즐겨하는 듯 보였다. 학교, 학원을 가지 않아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안방에서 하루 종일 아빠와 지내는 지금 상황이 마치 호텔에 와있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밥 먹고 브루마블하고 밥 먹고 책 읽고 밥 먹고 카드 게임하고 영화 보고 잠자고 다시 일어나서 밥 먹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지만 그 와중에 시간은 또 굉장히 빠르게 흘렀다.


아이는 첫날 열을 제외하고는 아예 무증상이었고 나도 편도염과 같은 극심한 목 통증만 제외하고는 다른 증상은 없이 잘 지나갔다. 격리 수칙을 잘 지켜서인지 아내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일상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에 나타났다. 코로나에 걸렸을 때 증상보다는 격리 해제 후의 후유증이 나에게는 꽤 심하게 찾아왔다. 지금도 코로나에 걸린 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가는 데에도 체력이 갑자기 확 저하되는 것을 느끼고 하지도 않았던 마른기침이 계속 나왔다. 후유증을 이겨내기 위해 아침마다 조깅을 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금방 피로해지고 기침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피로감이 아닌 정말 극심한 피로감이 갑자기 나타난다.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감, 그리고 참을 수 없이 나오는 기침이 힘들었다. 휴직 중이라 다행이지 일을 하고 있었다면 중간중간 조퇴나 휴가를 써야 할 정도로 힘든 증상이었다.


격리 기간 동안에는 '목이 좀 아프긴 하지만 별 것도 아니네'라는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격리기간이 더 나았을 정도로 몸 상태는 더 힘든 것 같다.

후유증 때문에라도 이 병은 절대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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