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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Jan 23. 2019

플라멩코 ㅡ 정열의 불꽃을 듣다 3


FLAMENCO - 정열의 불꽃을 듣다 3


*슬픈 영혼을 가진 플라멩코 가수 Miguel Poveda

1973년 생으로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그는 1998년 ‘Suena Flamenco’라는 부제로 플라멩코 음반을 내기 시작했다. 본명은 Miguel Ángel Poveda León이다. 전형적인 플라멩코 가수의 창법과 목소리를 지녔는데 이전에는 스페인 국내를 제외하고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파두 가수의 아이콘이라고 불릴만한 포르투갈의 가수 Mariza와 함께 공연하면서부터이다. 둘이 함께한 2010년 마드리드 공연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공동으로 발전을 도모하자는 국가적 협정을 맺은 지 25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후에도 마리자의 파두에 두곡 정도 피처링을 해주면서 그의 존재는 국제적으로 알려졌고 최근에는 플라멩코 가수로서 2012년 내놓은 ‘Artesano’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소개되는 곡은 이 음반의 6 번째 수록된 ‘Triana, Puente Y Aparte’이다.

  

Miguel Poveda - Triana, Puente Y Aparte (Tangos De Triana)

https://youtu.be/M7WFwh2FPT8


  

  

* 플라멩코 기타연주의 새로운 시도 Gino D'Auri

오늘날의 플라멩코는 앞서 말한 대로 춤과 노래와 연주가 함께 하는 전통적인 플라멩코와, 기타 연주로서의 플라멩코로 분화되었는데 기타 연주로서의 플라멩코는 실제로 다양한 변화를 꾀해왔다. 그 가운데 퓨전이라는 약간 다른 종자의 플라멩코를 추구하는 연주자도 있다. 지노 다우리가 그 중 하나이다.

  

Gino D'Auri는 1937년 생으로 본래는 이태리 로마 출신이다. 하지만 혈통은 집시 혈통이다. 1967년 미국으로 이주해서 LA의 플라멩코 클럽에서 플라멩코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연주는 이른바 퓨전 플라멩코라고 볼 수 있는데 비교적 빠르지 않고 느린 편이며 대단히 감성적이다. 그러나 퓨전이라고는 해도 전통적인 것들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에는 동굴에서 집시들과 6개월 동안 생활하기도 했고, 플라멩코에 대해서 스스로 많은 연구도 했다고 하는데, 자신의 연주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날 플라멩코 음악은 대략 6만 개 정도 연주되고 있는데, 내가 연주하는 곡은 아주 느린 템포의 플라멩코이며 대단히 전통적인 곡들이다. 나의 연주에는 첼로와 타악기가 사용되는데 이것 또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사용된다. 나에 있어서 음악은 느낌과 아울러 즉흥 연주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마치 블루스처럼 리듬의 격식은 고정적이지만 멜로디의 자율성과 인생에 있어서 독특한 느낌의 표현을 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다우리는 그의 앨범 ‘Flamenco Mystico’에서 이른바 ‘duende’라고 불리는 플라멩코의 저류를 더욱 심화시킴과 아울러 전통적인 플라멩코의 즉흥음악 부분은 첼로 연주자 David Darling의 협연을 통해 이를 구현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첼로를 악곡구성과 관계없이 동일음상에 지속되는 1성 또는 다성(多聲)의 저음(Drone)과 리듬, 극적인 대조적 멜로디로도 사용하였다.

  

Gino D'Auri - Galicia Flamenca

https://youtu.be/URK56nLCs8Q


  

  

* 하이브리드 플라멩코

쿠바의 하바나에서 시작한 쿠바 룸바와 ‘Guaracha(6/8박자 또는 2/4박자의 경쾌한 쿠바의 춤)’는 19세기 스페인 안달루시아로 전해진다. 그리고 플라멩코와 교접한 룸바는 플라멩코 룸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다. 이 룸바 플라멩코를 널리 알린 뮤지션으로는 Gipsy Kings 가 있다. 이들은 남 프랑스에 아르레(Arles)라는 마을에 위치한 집시 공동부락 출신이다.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호세 레이에스의 아들들인 니콜라스 레이에스(Nicholas Reyes)와 안드레 레이에스(Andre Reyes) 형제가 사촌들을 모아 1979년 집시 킹즈의 전신인 로스 레이에스(Los Reyes)를 결성했고, 나중에 ‘로스 레이에스’의 영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집시 킹즈’로 이름을 바꿨다.

  

본래 이들 부모는 모두 스페인 카탈루냐 집시출신이다. 1930년대 중반 스페인 시민전쟁 때 프랑스로 도망 나와서 살게 됐다. 이들은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거리, 축제, 결혼식장에서 연주 활동을 하다가 1987년 첫 싱글 앨범 ‘Djobi Djoba(조비, 조바)’와 ‘Bamboleo(밤볼레오)를 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이들 그룹의 이름에 ’Kings’가 들어있는 것은 스페인어로 ‘Reyes’이다. 즉 성이 ‘Reyes’였기 때문에 ’Kings’가 된 것이다.

  

집시 킹즈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룸바 플라멩코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팝적인 요소를 넣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신시사이저, 일렉트릭 기타 등 서구 팝의 악기들을 연주함과 동시에 캐스터네츠를 이용해 잘게 쪼개는 특유의 ‘마캄’ 리듬에 아프리카, 라틴 리듬 등을 넣어서 전체적으로 독특한 변종 하이브리드 플라멩코를 만들어냈다.

  

Gipsy Kings – Bamboleo

https://youtu.be/7qbEt_lSib4


  

  

* 룸바 플라멩코의 고전 ‘Una Chica Muy Guapa’

이 노래를 부른 Peret은 1935년생으로 바르셀로나 출신이다. 본명은 Pedro Pubill Calaf으로 룸바 플라멩코 가수이자 Catalan rumba 장르의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이다. Catalan rumba는 쿠바 음악과 Rock & roll의 영향을 받은 안달루시아 플라멩코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rumba flamenco - peret - una chica muy guapa

https://youtu.be/D6vYbNWEIHQ


  

  

* 기타 연주의 ‘뉴 플라멩코’와 ‘짝퉁(?) 플라멩코’

플라멩코는 지금도 많은 뮤지션들을 통해 변화해가고 있다. 때로는 크로스 오버로, 때로는 잡종으로 변화하고 있고, 또 때로는 국물만 살짝 튄 변종도 나타나고 있다. Armik은 이란계 미국인 플라멩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이다. 그는 70년대에 스페인에서 플라멩코에 대해 한동안 공부를 했고 지금은 뉴 플라멩코 기타 연주자로 자리 매김 되고 있다.

  

한편 Ottmar Liebert는 1959년 생 독일 출신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이다. 1990년 처음 낸 앨범 ‘Nouveau Flamenco’는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의 음악은 전통적인 플라멩코 팔로(flamenco palo) 형식을 전혀 따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플라멩코 국물만 살짝 튄 듯해서 별로 플라멩코 같지 않은데 뭔 새로운 플라멩코냐?”는 것이다. 그리고 ‘Nouveau Flamenco’라는 이름을 표제로까지 사용한 것은 플라멩코를 마케팅에 이용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쉽게 말해서 “좀 짝퉁 플라멩코 같다”는 것이다.

사실 그의 음악은 아주 몸집이 가볍다. 경음악 수준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카페나 식당 같은 곳에서 그냥 조용히 틀어놓기는 딱 좋다. 그래서 음반은 내는 족족 골든 디스크 또는 플래티넘 급으로 겁나게 팔렸다. 비난을 하거나 말거나 속으로는 무지 좋아했을 것같다.

  

Armik - Gypsy Flame

https://youtu.be/n4cjdTz1EqI


  

Ottmar Liebert - The Night

https://youtu.be/AUHyeZQCcn0


  

                         <세계음악 컬럼니스트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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