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경박단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mien We Dec 12. 2023

5. 덜어내기

내가 이해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마케팅 언저리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의 하나가 아마도 ‘라이프스타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이 관심이 가신다면 아무래도 속속들이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을 겁니다. 잡지의 기사나, 인스타 등에서 보여지는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 단면이 사람들을 끌어대는 힘은 참으로 엄청납니다. 


요즘 여행지나 유명한 식당 앞에 가면 스마트폰으로 셀카나 동행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행동을 많이들 보실겁니다. 왜그럴까요? 당연히 요즘 대세인 라이프스타일에 동참하고 싶은 거겠죠. 제 업무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미국/인도/유럽 등 다양한 곳의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집에 방문해서 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 모든 게 팩트 기반의 보고서가 될까요? 


어떤 의미에서 소비자 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라이프스타일은 확실히 골조가 느껴질 정도로 사실에 근거합니다. 다만 왜 그 소비자가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꿈꾸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프로젝트 유관자들에게 해당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는 데에서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해집니다. 4일 정도 작성한 다이어리. 사진과 글로 이루어져있고, 담당자들이 궁금해하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죠. 그리고 그들의 집에 방문해보면 참 가지각색의 삶으로 가득차있어보입니다. 


사람들의 말이란게 100% 믿을 게 되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조사를 진행하게 되면 증거가 필요해지는데요. 가장 확실한 것은 '행동한 사진과 소유한 물건'입니다. 이 2가지로도 상당히 많은 유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똑 같이 트랙킹이나, 캠핑을 가도 소유한 물건을 보면 추구하는 바가 달라집니다. 애플와치에 텐티피를 보유하고 스노우피크 옷을 입은 사람과 가민에 부쉬텐트를 치고 헉베리에서 옷을 산 사람은 확실히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가 프리미엄화를 꿈꾼다면, 후자는 퍼포먼스를 추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사람들을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나누고, 특정 클러스터의 니즈를 읽을 때는 상당히 도움이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계속 이런 질문이 머리 속에 떠오릅니다. '그래서 너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방향인거니?'. 메인캐와 부캐 시절이 메인스트림으로 왔다지만, 병리학적으로는 23라는 영화가 존재한다는 건 이미 알고있던 사실입니다. 즉, 한 사람 속에는 아주 여러 개의 자아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기반을 둔 스스로의 성장과 트라우마 스토리 기반

현재 겪고 있는 온고잉 스토리 기반

미래에 꿈꾸거나 예상하는 스토리 기반


이 3가지를 어떻게 엮을까가 결국 한 사람 속에 있는 여러 캐릭터가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유명인의 성공이야기부터 세상에 이런일이'까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다 편집되고, 각색된 라이프스타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이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분이 구글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유관 상품 광고가 뜨는 것은 여러분의 순간적 욕구는 확실하게 이해되고 있는 세상인 거지요. 


시간이 점점 더 흘러갈수록 기술은 발전하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읽어내는 기술도 발전할테니 조금 있으면 더욱 더 정교하게 기업들은 당신을 읽어낼 겁니다. 뭐. 나쁜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러분 그리고 제 자신이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만들어갈 수 있는가?'입니다. 


도대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야 후회가 덜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제 경우에는 몇 가지 범주가 생각났습니다. 첫 번째로 내가 무엇을 잘하고 더 하고 싶은가, 두 번째는 내 소유물(재산/물건/몸/정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세 번째는 내 행동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네 번째는 내 감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와 같은 4가지 정도의 범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범주. 사람은 어쨋거나 무언가 일이라는 것을 할 수 밖에 없기에

- 잘 보이지 않는 새로워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 잘 연결되지 않아보이는 것들을 잘 연결해보고

- 나에게 일을 주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자


두 번째 범주. 재산 만이 내가 가진 게 아니라, 몸과 마음도 소유물로 보입니다

- 소유하고 있는 것을 최대한 줄여나가고

- 가진 몸과 마음을 최대한 잘 유지하자


세 번째 범주. 그 외의 행동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죠. 뱉어내는 말도, 숨겨왔던 생각도 행동입니다
- 나 외 모든 타인을 배려/이해하고
- 내가 타인에게 미치고 싶은 영향력과 타인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으로 부터 최대한 자유롭자


네 번째 범주. 감정이 모든 행위의 발로라고 생각할 때, 결국 감정통제가 상기 3가지를 가능케한다

- 두려움을 덜 느껴야한다. 상황이던, 타인이던 나에게 가해지는 모든 것들을 두려워말자

- 그 어떤 일도 생길 수 있다를 온 몸에, 세포가 각인시켜야 덜 두려워질 거 같다

- 받아들인다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정리하니 제가 살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이 조금 더 구체화된 듯 합니다.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어렵고, 세 번째/네 번째가 더욱 어려워 보입니다. 희한하게 네 번째가 되면 세 번째가 될 것 같고, 연이어 두 번째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는 각자가 먹고 사는 방향성이 아닐까 싶구요. 제 라이프스타일 맥락의 키워드는 '덜, Less'로 느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 떼어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