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가벼워지기 위한 방법
요즘은 인생의 업앤다운(Up and Down)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하게 됩니다.
보통 인생을 살아가면서 성장하는 동안은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는다면 인생의 Up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되지만, 인생의 Down에 대해서는 생각을 할 계기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가지고, 결혼과 출산을 겪고, 승진을 해가면서 사람들은 인생의 Up을 느끼죠. 그러다보니 당연히 주변에서 Down을 겪고 있는 중장년 층에 대해서는 관여도라는 거 자체가 아주 낮고, 그나마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게 부모의 노화일 뿐입니다. 이 역시 사랑을 주로 받는 관계이다 보니 인생에서의 Down을 어떻게 겪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세밀하게 살펴보기 어려워집니다.
대부분은 직장 내에서 상사들의 강등, 퇴직 등을 보면서 씁쓸한 쾌감을 느끼는 게 인지상정 입니다. 내 위의 누군가 사라지면 그 만큼 내가 올라갈 자리가 생기지만, 못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면서 말이죠. 50이 넘어가니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포함해서, 지인들의 회사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더군요.
부하직원들 사이에서는 보통 이런 말들이 오고 갑니다
'저리 살았으니 남아있는 사람들이 없지'
'역시 줄을 잘 서야 살아남는구나'
막상 이런 변곡을 겪는 당사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도 내 가족은 지켰어'
'나 같은 사람들 많으니 버틸만큼 버텼다고 생각해야지'
하지만 가족들의 생각은 다른 경우가 꽤 많다는 것이 이혼율이라는 숫자로 나타납니다
'아 역시 남편을 잘못많났네'
'이제 그나마 성격이 않맞아도 성실해서 같이 살아준건데..ㅠㅠ'
친구들이나, 동료들은 이렇게 이야기할 겁니다
'공부 잘 했다고 잘난척을 그리하더니...역시.. ㅎ'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내려오니 원본이 나오는구나.. ㅎ'
눈을 씻고, 귀를 파며 수소문해보아도 이러한 Down에 미담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들은바로는 '인생에서의 종착지점인 죽음을 가볍게 생각하지 못해서라고 하더군요'. 법륜스님이 이야기했으니, 결국 부처님 말씀이겠죠? 저희는 울면서 태어납니다. 주변에서 축하해주는 소리와 함께입니다. 1년이 되면 미래상을 얻기 위해 돌잡이를 합니다. 학교에 입학하고, 시험을 치르고, 스펙을 쌓아가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죠. 그렇게 '나'라는 존재는 '직급이라는 이름으로, 성과라는 이름으로, 아빠/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려져면 갑니다'. 점점 덩치가 커지고 움직이기가 어려워집니다.
눈은 침침해지고, 소리는 잘 안들리고, 말은 어눌해지고, 관절에서는 소리가 납니다. 아이는 커버리고, 어릴 적 맺었던 수 많은 관계는 얇아지거나 끊어집니다. 죽을 때까지 지키고 싶던 부/명예/사랑, 남들에게 받고 싶었던 '인정과 사랑', 날 괴롭혔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복수'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손에 쥐고 있을 수 있는게 없어집니다. 도대체 무엇이 남는 걸까요?
죽을 때까지 유지해야하는 가치에 우선순위가 있을까요?
물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모두 달라서 사람들의 관계는 삐걱댄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요즘 들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죽을 때까지 부여잡고 가야할 가치들 중에서 좋은 순서대로 가치를 정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이 중요한가? 신뢰가 중요한가? 같은 답 나오지 않는 질문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떠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중간 결론은
'아. 내가 정해야하는 가치의 우선순위는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나,
무의미한 것들의 순서를 깨닫는 게 더 중요할 수 있겠다'입니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안그러면 사람들 사이에서
서 있을 자격이 없어집니다.
아무리 정당해도
아무리 뜻깊어도
없어도 된다라는 생각이
없어지지 않으면
갈애라고 하더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부터는
불려가는 게 아니라
덜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는 건 주파수 같아서
올라가면 내려갑니다
도움을 받았다면 갚아야 합니다.
도움을 주었다면
어차피 덜어가야할 것이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