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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sual thinker Apr 10. 2018

[변화의 책장] <무조건 달라진다>

행동을 만드는 심리학


내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안 되던 행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가'다. 습관이라는 것은 엄청나다.  매일 자기 전에 TV를 한 시간 보는 사람과 책을 한 시간 읽는 사람은 아마 3개월만 지나면 너무나 다른 곳에 있을 테니까. 아무리 그들이 똑같은 지점에서 시작했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습관을 의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말 답답한 건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일조차 쉽게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동기부여의 문제라고 보기에 행동과 습관에는 다른 요소들이 많다. 
이 책의 장점은 바로 그런 점들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원리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으면서 당장 써먹기 좋게 실용적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직접 크고 작은 일에 적용해보니 참 괜찮다고 느껴졌다. 




이 책은 재미있게도 변화하고자 하는 나의 행동이 어떤 스타일인지 먼저 분류하게 한다. 
손톱 물어뜯기같이 무의식적인 버릇은 '자동행동', 게임 중독처럼 내가 뭔가를 하고 있고 그걸 자제해야겠다는 생각도 열심히 하지만 결국 계속 하게 되는 '열정 행동', 해야 하는 일을 인식하고 있지만 계속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일반 행동'이 있다.
책에는 변화를 위한 7가지 원칙이 있고(앞글자를 따서 SCIENCE 원칙이다) 내 행동이 어느 분류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각각 사용해야 하는 원칙의 비중이 달라진다.




지금 당장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리려면?


사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들은 그렇게 대단하고 낯설지 않다. '행동의 사다리'는 목표를 쪼개고 쪼개어서 2일 이내에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라는 말이고, 커뮤니티에서 동기부여를 받거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도 누구나 아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그토록 큰 힘을 갖는 이유는, 결국 사람은 지금 이순간 자신이 할 줄 아는 것만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천 개의 도미노를 쓰러뜨리려면 지금 내 눈 앞에 첫 도미노가 있어야만 한다. 
너무 멀리 있는 목표를 바라보는 것은, 내가 제일 먼저 넘어뜨려야 할 도미노가 무엇인지 못 찾는 것과 같다. 목표에서 현재를 거꾸로 짚어보며 내가 움직여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커뮤니티에서 신뢰와 응원을 받고 '역할 모델'이라고 하는 북돋워주는 존재와의 소통도 내가 가야 하는 길에 대한 시야를 넓게 만들어준다. 





마인드가 먼저일까, 행동이 먼저일까?


사람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내가 느끼는 건 조금 다르다. 신념이 행동을 바꾸는 것보다 행동이 신념을 바꾸는 게 훨씬 강력하고 빠를 수 있다. 
최근 삶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내가, 정말 달라지기 시작한 지점은 내 예상을 벗어났을 때가 많았다. 신경조차 쓰지 않을 아주 조그만 행동이 연쇄 작용을 일으켜서 나의 '믿음'이 되는 것이다.
단 하나의 첫 도미노를 쓰러뜨릴 때, 그게 아무리 작더라도 점차 큰 도미노를 겹겹이 쌓아두면 나중에는 엄청난 크기까지 쉽게 넘어진다고 한다. 그렇게 행동이 쌓이면 마음 속 신념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단순한 심리의 메커니즘을 이용하면 우리가 밀어야 할 첫 도미노는 원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아져있을 것이다. 

 





뇌가 싫어하는 변화, 좋아하는 변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매력적인 보상'과 뇌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보상은 꽤 차이가 나곤 한다. 우리는 크고, 많고, 강력하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뇌에게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 
뇌는 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보상일 수록 더 흥분한다. 행동하는 즉시 보상의 피드백이 들어오면 뇌는 쉽게 그 일을 좋아하게 된다. 또 일상적인 보상의 패턴을 벗어나는 '이득'이 발생하면 그것 또한 뇌를 강하게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그 일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몸은 '단축키'를 생성한다. 그것을 연상시키는 이미지, 냄새, 소리만 접해도 그것을 해야겠다는 강한 충동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보상'의 범위에 꼭 자극적인 요소만이 있지는 않다. 주변 사람이 건네는 말, 아주 작은 관심도 뇌는 보상으로 인식한다. 이를 이용하면 우리는 많은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스스로에게 먼저 적용해본 일은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다. 나는 뭔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있으면 거기에 온통 정신을 빼앗겨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매우 낮은 것이다.
실험을 하다보니 작은 성공과 실패의 연속이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일 먼저 자각의 틈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그 틈에서도 나는 대부분 실패에 빠지지만, 가끔씩 사소한 성공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현재의 일에 집중할 정도의 에너지가 확보될 만큼 성공의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무조건 달라지되, 아주 조금씩 자연스럽게 달라지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여러 원칙을 섞어서 나만의 변화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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