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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월 Mar 10. 2024

빵과 장미를

— 약한 것이 강합니다




이틀 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이 날을 쟁취한 것은 승리가 아닙니다.


1908년 이날,

열악한 작업장에서 노동하다 화재로 숨진 동료들을 기억하며  

1만 5천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습니다.

생존과 존엄을 요구한 것이고,

이 외침은 고스란히

인간의 생존과 존엄을

‘신보다도!’ 더 앞에, 더 높이, 아예 배타적으로

단독으로 내세운

휴머니즘humanism이 허구와 위선, 실패였음을 폭로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성은 불성실하게 잡아도 세계의 절반이니까요.

유구한 폭압과 무시의 역사, 뒤집어서 희생과 그림자의 세월이

낱낱이 쪼개어 감추어지다

그만 너울을 벗고 손과 손을 맞잡고 연대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앞서 시작됐지만 이때 남성 일반의 눈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한참 지나서이지만, 1975년 국제연합(UN)이 세계 여성의 해를 선포하며

이 날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을 지정했습니다.


날마다 어린이날

날마다 어버이날

날마다 스승의날

날마다 학생의날

날마다 펭귄의날

.

.

.

우리가 아무도 잊지 않고

무엇도 무시하지 않기를.


빵과 장미는

모두에게 건네기를.

그러나 또

세계의 절반을 부정하고

그럼으로써 나머지 절반도 온전치 못한 상태를

내버려두거나

뒷전으로 미루고서

다른 일이 있다, 더 급하다

거짓말하지 않기를.


우리의 진실이

우리 모두를

해방하기를.


우리는 약하고도

강한 것을 이깁니다.

지금껏 그래 왔듯이.




“Happy Women’s Day!”



모두, 행복하시길.

놓은 길을 이어


빛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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