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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Nov 09. 2023

질문지능을 높여라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학자 이시도어 아이작 라비는 생전에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전혀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나를 과학자로 만든 분은 내 어머니다. 자녀가 학교 다녀올 때 브루클린에 사는 유대인 어머니 대부분은 ‘그래서 오늘은 무엇을 배웠니?’ 하고 묻는다. 하지만 내 어머니는 달랐다. 어머니는 늘 이렇게 물었다. ‘오늘은 선생님께 어떤 좋은 질문을 했니?’ 바로 이 차이가 나를 과학자로 만들었다.”


라비의 어머니는 그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했고, 질문하는 행위를 통해 그의 호기심을 구체화하도록 도왔다. 또한 구체화된 질문에 대한 답을 그가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이는 훗날 그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 우리는 언어적 인간으로서 매일 언어를 통해 생각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살아간다. 언어를 통해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라는 문제에 대한 질문과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도달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질문은 우리가 무엇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정하고, 그 대상에 대해 답을 찾아 생각할 수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좋은 질문은 더 많은 정보와 더 좋은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언어를 통한 대화란 대화를 여는 질문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화의 열쇠인 질문이 잘못되거나 적절하지 않다면 원하는 답을 얻어낼 수 없다. 반대로 질문이 적절하면 대화가 막힘없이 흘러가고 결국 원하는 답을 얻어낼 수 있다.


따라서 질문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질문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가르치고, 안심시키고, 자신감을 심어준다. 바른 질문을 던질 줄 안다면 살아가야 할 이유는 물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답도 스스로 구할 수 있다. 좋은 질문은 대화 상대의 집중과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상대방의 열정을 이끌어낸다. 그리하여 당신을 훌륭한 선생, 유능한 대중 강연자, 매력적인 프리젠터가 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훌륭한 질문은 때때로 누구도 알지 못한 놀라운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찾게 해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같은 훌륭한 리더들의 공통점은 바로 그들이 위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질문 투수들이었다는 사실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인류 문명이 진보되고 개혁되었던 수많은 사례는 관습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사고를 가능케 했던 신선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는 삶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질문하기’를 배울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훌륭한 질문을 던지는 기술은 우리 교육 현장에서 강조되기는커녕 무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누구나 의지를 가지고 배우기에 힘쓴다면 높은 수준의 질문하는 능력, 곧 질문지능(Question Intelligence)을 갖출 수 있다. 질문지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이 아닌, 계발하여 발전시킬 수 있는 후천적 능력이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질문지능을 키워내야 한다. 질문지능은 개인, 가정, 조직, 더 나아가 사회 전체 문화에 이르기까지 창의력, 설득력, 의지력, 탐구력, 인간관계 등의 필수 능력들을 형성하는 데 꼭 필요한 기초이다. 이 책을 통해 지금부터 질문지능을 키워보자. 그러면 이 시대를 이끄는 최고의 리더들과 같은 놀라운 수준의 질문지능을 머지않아 구비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지능을 높여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지성으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뽑았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은 현대 과학 기술 문명의 기초가 되었으며 시공간 및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과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타임>은 아인슈타인을 천재 과학자·인도주의자·원자와 우주의 신비 열쇠를 지닌 열쇠공으로 비유했고,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그 어떠한 과학자도 아인슈타인보다 더 혁명적인 결과를 발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제이콥 브로노우스키는 아인슈타인의 삶을 통찰력 있게 관찰한 뒤 말했다.


“아인슈타인, 그는 엄청나게 많은 간단한 질문들을 물었던 사람이다. 그는 간단한 질문들을 통해 신의 생각을 들었다.”


아인슈타인은 원자와 우주라는 거대한 미지의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졌다.


● 시간이란 무엇인가?
● 중력은 어떻게 생겼는가?
● 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하는가?
● 빛을 타고 우주를 여행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 큰 우주와 작은 양자의 세계를 주관하는 힘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은 평생을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데 보냈고 그의 답들은 인류의 문명과 사고를 혁명적으로 바꾸었다. 그는 말했다.


“만약 내게 한 시간 동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나는 오십오 분을 핵심이 되는 훌륭한 질문을 찾고 결정하는 데 보낼 것이다. 만약 그런 좋은 질문을 내가 찾았다면 나머지 오 분 안에 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에서 나타나듯, 좋은 질문은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평소 지닌 생각의 관점과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각과 창의력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

록 도와준다.




인간의 사고력과 질문지능


인류의 진화는 역사 그 어느 한 시점에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부터 갈라진 여러 인류 종들 간의 끊임없는 경쟁, 그리고 적자생존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인류학적으로 볼 때 인류의 계보는 다음과 같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호모 하빌리스(손을 사용한 인간) → 호모 에렉투스(직립한 인간) →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인간, 생각하는 인간)



그런데 호모 사피엔스가 결국 지구 위 최고의 군림자이자 현 인류가 되었던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호모 에렉투스는 손을 사용하고 직립하며 도구를 다룰 수 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큰 특징이 없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동물들과 확연히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언어를 다룰 수 있었고 추상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인류가 철학, 예술, 문화, 종교, 기술을 발전 시키고 지구의 모든 생물을 다스릴 수 있도록 했다.


생각하는 능력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모든 인류가 가진 기본적 능력이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놀라운 진보가 이룩되고 세계화를 통해 긴밀한 네트워크가 구축된 오늘날, ‘생각하기’라는 인간의 이 기본 능력은 성공을 위해 꾸준히 계발되어야 할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천재처럼 생각하라》,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단순하게 생각하라》, 《생각하는 힘을 길러라》, 《다르게 생각하라》, 《깊이 생각하라》, 《생각의 근육을 키워라》,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하라》, 《구글처럼 생각하라》 등 서점 매대에 진열된 수많은 생각 관련 도서가 이를 방증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잘 생각하는 능력이 타인과 자신을 차별화할뿐더러 성공의 비

결이라고 여긴다.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며 사는지가 인생의 방향과 운명을 결정한다고 믿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생각하기란 무엇일까? 생각하기란 너무나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분야에 따라서 수십 개가 넘는 정의들이 존재한다. 그중 비판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부분의 세계적 권위자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박사 바바라 워닉과 에드워드 인치는 생각하기를 이렇게 정의한다.


‘생각하기란 문제와 질문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과 관련된 가능한 모든 정보를 통합시키고 답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이 정의에 대해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생각하는 데서의 질문 역할이다. 질문은 무엇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정해주고, 그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앎을 추구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좋은 질문은 더 많은 정보, 더 좋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찾고 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생각하기란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것! 이것이 생각을 잘하는 비법이다. 좋은 질문을 던진다면 누구나 훌륭한 사고력을 가질 수 있다. 좋은 질문은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질문은 생각의 범위를 정의하고 이에 따라 무슨 정보를 찾을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만든다. 질문이 없다면 당신의 생각은 목자 없는 양처럼 이리저리 달아날 것이다. 따라서 생각하는 능력과 질문하는 능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인 셈이다.


‘그들의 질문으로 그들을 알지니!’ 이 말처럼 당신이 어떠한 질문을 하는지를 알면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현 세계 최고의 축구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훈련 또는 경기 중에 선수, 코칭스태프 들에게 던지는 그의 질문을 보면 그가 축구에 대해서

어떤 철학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선수들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능력보다 더 크고 더 나은 능력을 지금 이 순간 보여줄 수 있는가?”
“우리 팀이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 공격수는 미드필더 동료를 믿고 전술대로 자기 자리를 지키고 기회를 기다리는가?”
“중원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는 끊임없이 빈 공간으로 움직여 공을 받고 안전하게 공 소유권을 유지하는가?”
“공을 빼앗겼을 때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빼앗는가?”


그러고는 코칭스태프들에게 묻는다.


“어떤 포메이션을 짜면 우리가 희망하는 압도적인 공 소유권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압박으로 공을 빼앗고 선수들 간의 유기적 연계 패스로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하려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 철학을 드러내준다. 그에게 축구란 공을 소유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축구철학을 위해 골키퍼를 리베로의 위치에 두고, 단 두 명의 수비수만 수비 위치에 세운 다음, 나머지 선수들은 미드필드와 공격라인에 두는 파격적인 시도까지 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싶은가? 남들과 다르게 차별적으로 생각하기를 원하는가?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사고하는 자녀가 되기 원하는가? 운영하거나 속해 있는 회사가 혁신적으로 생각하는 조직이 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질문하는 능력, 곧 질문지능을 높여라. 창의적으로 질문하고, 깊이 있고 색다른 차별적 질문을 던져라.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사고 과정 속에서 당신과 당신의 가정과 당신이 속한 사회 조직에 이르기까지 사고력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아이작 유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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