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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누구 Mar 08. 2018

실리콘밸리에서 집 사기 #6

#6 집을 보는 키워드


이곳에서 집을 살 때,

아래와 같은 것들을 유심히 보는 것 같다.


1) 인근 지진대

실리콘밸리는 지진 위험지역이다.

영화로도 나왔던 '산 안드레아스'판 위에

실리콘밸리는 자리를 편 모양새다.

Bay 지역 전체가 그냥 뻘건색

2) 인근 홍수 지역

샌프란시스코 만과 실리콘밸리 맡닿아 

있기 때문에, 지진 해일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홍수 피해지역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평지여서 쓰나미라도 몰려오는 날이면,

그냥 피할 곳도 없다.


3) 지붕 상태

집 주변에 나무가 많아서,

때가 되면 낙엽이 져서 지붕에 쌓이고, 

그게 모여서 배수로를 막고,

막힌 배수로에서 역류 현상이 생겨서,

물이 들지 않아야 할 곳에

물이 들어차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물이 침실 바로 위에서

뚝뚝 떨어지기도 한다.

배수로에 수북히 쌓인 낙옆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300 sqf 정도 되는 집의 지붕을

통째로 가는 비용은 2000만 원 정도...


4) 개미 상태

실리콘밸리는 특이하게

대부분의 집을 나무로 짓는다.

지진 피해를 덜 입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고

주변 기후가 나무집에 적합해서라는 설도 있는데,

아무튼 그래서

개미가 엄청 좋아한다.

개미떼가 통째로 집을 삶아 먹는 경우도 있다.


터마이트 퇴치 작전

그래서 종종 

집전체를 포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집을 선물하기 위함도 아니요,

집이 비어있는 동안 먼지가 들지 않게 하기 위함도 아니요,

공사 중 소음을 차단하기 위함도 아닌,

터마이트 퇴치 작전!


공기가 통하지 않게

포장을 단단히 두른 다음,

그 안에다가 가스를 살포,

집 안 들보와 기둥 깊숙이 살고 있는

우리의 불청객 개미떼들을 박멸하기 위함이다.

근본적으로 개미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5) 주변 학군 정보

정말 학군이 중요하다.

10점 만점에 10점이면 좋겠지만,

장, 단점이 있다.

10점짜리 학군은 이미 비싸다.

애플과 스탠퍼드가 있는 쿠퍼티노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10,10,10이다.


미국에 막 이주한 경우라면

이런 지역은 피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이 언어, 문화 적응도 해야 하는데,

학교 경쟁이 심하면,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하면

그만큼 학교에서 내신을 받기도 어렵다.

내신을 잘 받지 못하면,

학비가 저렴한 UC 대학에 보내기 힘들다.


1-10까지 학교 등급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인근 범죄율, 인종 비율, 교통, 공항 소음

따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것들을 다 고려했다가는,

40대 노총각처럼

아마도 실리콘밸리에서 집 사기는 힘들것이다.




구애와도 같은 오랜 인내를 마치고

드디어 집을 샀다고 가정하자!

그럼 실리콘밸리에서 집을 사게 되면

무슨 일을 겪게 되나!

지금까지의 과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집을 수리하고

들어가 살기까지

먼 길이 남아 있다.

문장과 문장 사이는 1cm도 안되지만,

그 문턱과 시간이

생각보다 높고 길다.

이게 실리콘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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