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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 Kei Oct 03. 2018

서울, 그리고 도쿄

서울과 도쿄 그 사이

서울, 그리고 도쿄. 

서로 닮았지만 전혀 다른 두 도시다. 두 도시에서 살면서 비슷한 컨텍스트를 공유하면서도 이질적인 두 도시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떤 모습이 두 도시를 끌리게 하는지가 흥미를 끌었다.


서울과 도쿄의 도시개발 관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도로와 철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은 경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 등으로 도시의 축을 연결하고, 도쿄는 야마노테선(山手線)이라는 도쿄의 중앙을 연결하는 순환선으로 도시의 축을 연결한다. 야마노테선은 1885년 우에노와 시나가와를 연결함으로써 시작되어 1925년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그때부터 도쿄의 중심부의 축을 연결해주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이후의 도쿄 도시 개발도 주로 야마노테선이 지나가는 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도쿄 중심을 지나가는 고속도로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미 도시화가 다 진행된 이후에 지어진 거라 고가 위에 지어졌고, 직선 형태가 아니라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도 적어 서울의 경부 고속도로나 올림픽 대로처럼 큰 축으로써의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서울의 도시계획을 보면 도로와 관련된 것이 많다. 조선시대의 사대문 안의 컨텍스트도 종횡으로 뻗은 도로를 중심으로 계획되었으며, 경제 개발 당시 대규모 프로젝트로 지어진 경부 고속도로나 올림픽 대로, 강변북로, 그리고 얼기설기 얽혀있는 한강의 다리들도 서울의 도시계획에 있어서 큰 축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최근에 이루어진 서울로 7017도 고가도로 재생 관련 프로젝트였고, 청계천 재생 프로젝트도 고가도로 철거 및 재생, 광화문 광장도 도로 재정비 프로젝트이다. 사실, 과거의 고가도로 하나를 부수거나 재개발한 프로젝트인데 서울 전체의 모습이 바뀌었다. 서울에 있어서 도시의 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한 예가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철도회사는 철도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역 주변의 계획은 물론 대규모 종합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 도시의 전체적인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도쿄 시내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도쿄의 최고 번화가인 시부야 역은 도큐 부동산(東急不動産)이라는 철도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종합 개발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고 있고, 건축가 쿠마 켄고가 설계한 신시나가와역이 새로 지어지며, 신주쿠 역, 도쿄역 등 여러 역이 제정비 작업에 들어가 있다.


시부야 역은 도큐 부동산의 개발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설계는 SANNA와 쿠마 켄고, 그리고 일본의 최대 설계회사인 닛켄 설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2년 히카리에 개발을 시작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2027년까지 14년 가까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로 도쿄 올림픽이 이루어질 때까지 1차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노후화된 시부야역 주변의 재생과 시부야 천 재생을 통한 근린 공간 활성화등을 통해서 도쿄 올림픽까지 더욱더 활기찬 도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신시나가와역(新品川駅)은 일본 최초의 철도역으로 이미 노후화된 시나가와역(品川駅)의 역할을 분산하고자 새로 짓고 있는 역으로 쿠마 켄고의 설계로 이루어지고 있다. 종이가 접힌 형태를 모티브로 한 설계로 막과 나무를 소재로 하여 설계되었다. 최근에 다양한 소재로 계속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건축가 쿠마 켄고의 기대되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쿠마 켄고는 신시나가와역은 물론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도 설계했다. 자하 하디드의 설계를 백지화하고 다시 열린 설계 공모전에서 우승한 쿠마 켄고의 설계안은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와 철골로 이루어진 구조로「콘크리트와 철 같은 비인간적인 것이 아닌 나무와 같은 인간에게 따뜻하고, 만지고 싶은 건축」을 추구한 디자인이다. 최근에 일본에서 초고층 건물에서도 목재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그 중심이다. 


서울과 도쿄, 각 도시의 미묘하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을 느끼면서 보는 게 두 도시를 보는 새로운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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