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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뷰리 Aug 04. 2020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영원한 내 편

점심때 못 다먹은 도시락, 집에서 먹기


점심에 급작스러운 회식이나 미팅이 생겨 점심 도시락을 못 먹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대부분 회사 냉장고에 그대로 넣어 놓고 다음날 점심으로 먹곤 하지만, 어쩐지 그 날 먹어버리고 싶은 도시락이 있다. 무겁게 싸들고 간 도시락을 그대로 집에 다시 가져가 저녁밥 대신 도시락을 먹는다.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생각보다 엄마의 촉은 매우 좋다. 나는 내 감정이 티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저런 말을 꺼낼 때면 뭐라고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사회생활이라 더욱 그러하리라.


"아무 일도 없지"


말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다.


너무 시답잖은 것으로 혼자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직장 내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정답이 없기 때문에 더 혼자 생각의 늪에 빠져버린다. 내가 이상한 건가? 저 사람이 무심한 성격인 건가? 하지만 아무리 혼자 생각을 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그럼 문득 엄마에게 회사에 있었던 일을 살포시 꺼내 놓는다.


"뭐 그런 이상한 사람이 다 있어"


간단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말을 흘렸음에도 엄마는 폭풍 같은 리액션을 해준다. 나는 이런 말이 듣고 싶어서 엄마한테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을까. 나도 내 속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아무리 밖에서 치이고 상처를 받아도 집에 돌아오면 내 편들이 있다는 것.




나에게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어릴 적 유독 내성적이었다. 어린 나는 그런 성격을 가진 동생을 괴롭히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막상 초등학교에 같이 다녀 보니 남동생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 그게 너무 화가 났었다. 고작 2살 많은 누나가 무슨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쉬는 시간마다 동생 반에 가서 상태를 살피곤 했었다.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나 보다.


가족이라는 게 그렇다. 매번 집안에서는 싸우고 서로 마음에 안 드는 부분만 보이다가도, 밖에서 무슨 일을 당하거나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땐 일단 강력한 내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이 생각보다 살아가는데 많은 버팀이 되고 위로가 된다.




엄마가 담근 자몽청

집밥이 귀한 요즘 같은 시대에, 매일 엄마 밥을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한 지붕 밑에 같이 살아서인지 늘 투닥거리는 우리이다.


"니 방에 있는 식물은 알아서 물 잘 주라고 했지!"


음... 회사에서 힘들었다고 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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