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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구름 Oct 27. 2021

이커머스 탐구일지-  2) 플랫폼

이커머스가 무엇인지 분석해보고, 직접 체험해보는 이야기

Intro

   

지난 글에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다양한 관계 양상을 통해 이커머스 산업을 바라보았다.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D2C가 각광받고 있지만, 동시에 둘을 이어주는 플랫폼 또한 과거부터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오늘은 이커머스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플랫폼’에 대해 자세히 다루어보려고 한다. 

 


 

이커머스 플랫폼이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작년 3월 이후, 외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상에서 온라인 쇼핑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하고, 마켓컬리를 통해 일주일치 먹거리를 준비하기도 한다. 또한 무신사나 LF몰에서 필요한 옷들을 구경한다. 쿠팡, 마켓컬리, 무신사 등과 같이 이커머스 시장에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수많은 종류의 플랫폼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플랫폼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온라인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곳을 모두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플랫폼으로 정의되기 위해서는 2가지 필수 조건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이커머스 플랫폼 (출처 : 마켓컬리, 아마존, 쿠팡 홈페이지)

 

1. 플랫폼의 조건 – 양면시장


첫번째로 플랫폼은 ‘양면시장’의 특징을 가져야한다. 특정 집군, 예를 들어 ‘소비자’ 만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 소상공인 업체가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소비자’라는 한 집군만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플랫폼이라고 볼 수 없다.


공급자와 소비자, 각각의 다른 두 집군을 가운데에서 연결해주는 경우에만 이를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두 집군을 각각 플랫폼의 관점에서 ‘Subsidizing Segment’, ‘Subsidized Segment’라고 부른다.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이용하는 공급자와, 플랫폼으로부터 혜택을 받는 소비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존재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쿠팡의 경우를 보자. 입점해서 상품을 판매하려는 공급자와 상품 구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는 서로 다른 두 집군이 쿠팡이라는 한 서비스 공간에 있기 때문에, 쿠팡은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2. 플랫폼의 조건 – 교차보조 도구 & 수익모델


두번째로 플랫폼은 교차보조도구(Cross Subsidization)와 수익모델(Price Structure)을 갖추어야 한다. 교차보조도구란, 유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의미한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유저가 전과 다른 편리함을 느끼고 금전적 시간적인 이득이 생기는 경우, 해당 서비스는 교차보조도구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플랫폼은 차별적인 이용료(수수료)를 공급자와 소비자 양측 혹은 특정 한쪽에 부담시켜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플랫폼은 소비자와 직접거래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성장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사례를 보면 교차보조도구와 수익모델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 스토어는 고객들에게 ‘간편성’ 이라는 교차보조도구를 제공하였다. 유저들은 사업자 등록증 없이 쉽게 쇼핑몰을 개설하고, 제공받은 템플릿을 통해 쇼핑몰을 꾸미고 쉽게 상품을 등록할 수 있다. 이러한 편리성을 통해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유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네이버는 이렇게 입점하는 고객들에게 PG 결제에 따른 ‘주문관리수수료’와 검색 노출 상품 판매에 따른 ‘매출연동수수료’를 부여하는 수익모델을 설정하였다.  

 

편리성이라는 교차보조도구와 수수료를 통해 수익모델을 확보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의 종류

 

앞에서 언급한 2가지 조건을 갖춘 플랫폼은,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가 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상품을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유형의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는지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명확하게 구분 가능한 기준은 서비스 제공 형태이다.

 

1.   On Demand commerce platform – 매치메이커형 플랫폼


먼저 매치메이커형 플랫폼이란, 공급과 수요 양쪽에 대한 유저를 유입시키고 특정 필요에 따라 양측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대표 사례로 음식 상품을 제조하여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원하는 음식을 빠르게 배달시켜 먹기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만나는 배달의 민족이 있다. 빠르고 간편하게 택시에 탑승하여 원하는 위치로 이동을 요청하는 손님과, 승객을 찾는 기사님이 만나는 카카오 택시 역시 매치메이커형 플랫폼에 속한다.


매치메이커형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한계생산 비용이 0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 없이 지속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 어플이 지역 내 여러 식당을 인입시키는데 성공하여 서비스 목록에 추가한다고 해서, 카카오 택시가 다양한 기사님을 목록에 추가시킨다고 해도 추가적으로 큰 비용이 지출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한계비용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통해 매치메이커형 플랫폼은 보다 수월하게 인접산업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좋지 못한 서비스로 빠르게 무너졌지만 반찬 배송으로 확장을 시도한 배민찬(배달의 민족)과 항공권 검색서비스에서 숙박, 여행(액티비티)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마이리얼트립의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업영역 확대를 시도하는 매치메이커형 플랫폼 (출처 : 구글스마트스토어)

 

2.   Direct commerce platform – 마켓플레이스형 플랫폼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이란, 공급자는 상품을 온라인에 등록하여 판매하고, 소비자는 필요 상품을 구매하는 중개 플랫폼을 의미한다.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그리고 국내에선 쿠팡이 대표적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켓플레이스형 플랫폼의 핵심은, 최대한의 거래 건수를 확보를 통한 화폐의 유동성 최적화이다. 기업은 창출된 수익과 투자 자금을 끊임없이 시장에 투입하여 추가적인 이득을 창출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은 거래량 증가를 통해 자금의 유동성과 유통속도를 증가시켜야만 한다.

 

몇 년 동안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쿠팡의 공격적인 투자 사례를 살펴보면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쿠팡은 물류 배송 소유를 통한 로켓배송 강화를 위해 수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큰 투자로 당장 어느 정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배송 서비스가 만들어낼 상품 거래량 증가에서 발생하는 이득이 더 크다고 계산한 것이다. 이미 이커머스 산업군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물류 보관 및 배송 개선에 끊임없이 투자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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