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컬처 2018년 12월호 'Special Feature' #2
파라다이스그룹 디자인 총괄 부회장(2014~), 문화재단(2013~), 복지재단 이사장(2017~). 1971년 출생.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에서 섬유 예술학을 전공했다. 학교법인 계원학원 이사, (주)파라다이스 세가사미 총괄 자문으로 재임하고 있다.
예술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올해 한국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벤트 중 하나로 제프 쿤스의 강연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소셜미디어를 도배한 슈퍼스타의 방한을 성사시킨 주인공은 파라다이스그룹이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1989년 전락원 초대회장이 국내 문화예술인의 창작기반을 공고히 하고, 문화 향유계층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설립했다. 이후 29년간 장르를 국한하지 않고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전반에서 일어나는 학술 및 창작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최윤정은 2013년 3대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문화‘공간’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고, 지난 9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내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를 개관하며 그 결실을 맺었다. 공간으로는 2016년 장충동에 마련한 파라다이스ZIP에 이어 두 번째다. 리조트 곳곳에 그룹이 수집해온 로버트 인디애나, 수보드 굽타, 이우환 등 유명 작가의 3천여 작품을 설치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미술관인 셈. 여기에 전용 전시공간을 더해 더 많은 이들이 좋은 작품을 볼 기회를 확대했다.
2층짜리 전시공간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됐다. 전시실을 층별로 구분하지 않고, 2개 층에 각각 상설/기획전시실을 따로 마련했다. 개관기념전 <무절제 & 절제>(디자이너 정구호 기획)는 전관을 아울러 국내외 4인의 초대형 회화 및 조각 4점을 선보였다. 1층의 상설전시실에는 데미안 허스트와 제프 쿤스의 대형 작품을, 1, 2층의 기획전시실에는 각각 ‘숯의 작가’ 이배와 동양화가 김호득의 작업을 전시했다. 동시대 미술의 화려함과 한국적 미니멀리즘의 직관적 대비를 노린 것.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조화를 담은 새로운 아시아 모던 & 컨템퍼러리 아트의 허브”가 되려는 포부를 효과적으로 드러낸 전시였다. 허스트와 쿤스의 작품은 다른 소장품전과 함께 상시 공개될 예정.
올해 재단은 시각, 공연예술뿐 아니라 다양한 융합 장르의 창작활동을 육성하는 ‘파라다이스 아트랩’을 처음 시행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작가는 상금과 공연 기회를 얻고, 이후 재단 파트너로서 여러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2016년 넌버벌 퍼포먼스 지원 사업 ‘파라다이스 크리에이티브 무브’와 이듬해 파라다이스ZIP 신진작가 공모사업 ‘ZIP UP’을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파라다이스재단의 목표는 명확하다. 좋은 작품을 소장해 이를 대중과 나눌 것. 작가가 ‘창작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것. 최윤정 이사장은 그렇게 선대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그는 올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몽블랑 예술 후원자상을 받았다. 재단의 지원 사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예술 파라다이스’를 선사하길 기대해본다.
원고 작성: 한지희
교정 교열: 김재석
디자인: 진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