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 귀여운 사슴도
애지중지 새끼 사자도
생명은 한순간에 죽을 수 있다
사람 몸엔 암세포가 살고
번식기가되면 각성하여 숙주를 먹기시작한다
공생하며 잘 살아왔잖아?
왜 갑자기 발아하는건데?!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는것일수도있다
어린왕자 뒤꿈치 깨문 독사처럼
흙으로 돌아가도록 돕는것일수도있다
하지만 내 몸을 왜 네맘대로 하는데?
죽는 시기를 내가 정할 수 없는거야?
하긴 태어나기도 내 의지는 아니였지.
암환자치고 고통스럽진 않아 다행일까?
참는거다 아빤 참는거다
팔을 주무르기까지
앓는 소리 신음소리 내지않는다
딸 오늘 날 면도하고 퇴원하는날 염색하고
흐트러진 모습 보이기싫은데
침대 시트와 바지는 젖어버려 난감하고
다정하고 자상한 표현은 못해도
온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전초기지가 무너진다
나는 어른이므로 죽음을 순리라고 해야한다
낙엽처럼 말라 사그라드는 아빠를 보는일은 잔인하다
못해드린게 많아서 기회를 얻고싶다
불가능하다
아빠의 삶을 넘겨받아 나또한 유한하게 살다
자손을 세상에 남기는것으로 불사의 존재가 된다
나도 언제 떠날지모른다
가진것을 줄여야겠다
붙잡으면 아빠는 더 좋은곳으로 못간다
영약을 구할 자신이 없으면
섣부른 연명을 요구하면 안된다
서러움은 내 미련이다
다 주고가는 아빠 얼굴은 평온하다
그래도 ...
좀 귀찮게 했음 좋겠다
뭐 먹고싶다 어디 가고싶다 그런거
나는 무용지물이다
의사는 이상한 소리하지만
우리 아빠 십년동안
먹고싶은거 먹고
가고싶은곳 구경다닐수있게 해주세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