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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사 이훈희 Oct 23. 2019

자궁경부이형성증 용어 CIN LSIL HSIL

ASCUS까지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제목글자수압박!)

자궁경부이형성은 자궁경부 편평상피세포가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이상하게 바뀐 것! 

자궁경부이형성 혹은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자궁경부암의 전암성병변입니다. 전암성병변이냐는 말이 무엇이냐면 결국 진행하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요. 이 시기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각 시기에 따라서 혹은 조직변성의 특징에 따라서 다소 상이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병리조직학적인 견해에 따라서 다양한 이름을 붙여왔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아주 오래전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최근 2~30년에 걸쳐서 전문가협의를 거쳐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는데요. 우선 1943년에 개발된 pap smear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브러시로 자궁경부나 질을 훑어서 검체를 고정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핵이 정상과 다른게 보입니다. 세포진검사라 부릅니다. 


1951년 발견된 halo cell이 바로 그러한 것인데요. 자궁경부에 원래 있어야 하는 편평상피세포가 핵주변에는 공간이 비어 있으면서 비정상적인 핵모양을 가진 세포를 말하는 것입니다. 명명은 1956년 koilocyte로 바뀌어서 지금까지 이 명칭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이형성이라는 용어는 dysplasia로 표현이 되는데 이것은 1953년 처음 기술되었습니다. 이 용어는 carcinoma in situ(CIS)에 비해 비교적 가볍고 분화가 좋아 암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적다는 식으로 기술되었는데 1969년 보고에서 그 인식이 바뀌어버립니다. 즉 달리 말해 dysplasia를 가진 557명의 환자를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자연경과를 관찰하였을 때 경도(mild)의 dysplasia에서 점차 중등도(moderate), 고도(severe) dysplasia를 거쳐 CIS로 진행을 한다는 것입니다. dysplasia와 CIS는 정도의 차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관찰을 반영을 해야겠죠? 그래서 대두된 것이 바로 Cervical Intraepithelial Neoplasia (CIN)입니다. 자궁경부상피세포를 얼마나 침범했느냐에 따라서 즉 편평상피세포 두께를 산술적으로 3등분해서 1/3을 침범을 했으면 CIN1 식으로 등급을 매기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 CIS와 dysplasia의 용어는 놓아주어야겠죠? 그러나 많은 분들이 아직 혼용해서 사용하고 계시고 그래서 진료를 하다보면 한번씩 듣게 됩니다. 



CIN 보다는 LSIL,HSIL 진단방식이 유효!

그러다가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매우 상세하게 연구가 되기 시작합니다. 또한 pap smear에서 CIN2와 CIN3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주관적이며 사실상 불가능이라는 사실을 반영해서 새로운 용어가 대두됩니다. 이것이 바로 low grade squamous intraepithelial lesion (LSIL)과 

high grade squamous intraepithelial lesion (HSIL)입니다. 


LSIL은 HPV에 의한 일시적인 감염성 상태로서 상층부 세포의 세포질 내에서 바이러스 DNA와 단백질외각을 형성한 후에 세포밖으로 배출함으로써 세포질이 투명하게 보이는 조직소견이 보입니다. 이렇게 미세소기관이 파괴된 형태의 koilocyte가 특징적이고 상피세포 하부층의 핵 변화는 보이지 않는 반면에 HSIL은 다릅니다. HSIL은 대부분의 바이러스 DNA가 상피세포 DNA와 융합하여 기저층과 방기저층 세포들의 핵 변화를 유발함으로써 비정상적인 핵이 관찰되게 됩니다. 그래서 상부층의 koilocyte가 있던 없던, 그리고 병변 두께가 어떻든 하부층에 비정상세포들이 증식하는 경우에는 HSIL로 진단하게 됩니다. 


자 그러면 더 공신력 있는 진단은 바로 LSIL과 HSIL이 됩니다. HPV가 암성 병변을 어떻게 유발하는 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관찰이 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외에 명확치는 않으나 편평상피세포가 비전형적인 것을 따로 분류하여 Atypical Squamous Cells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ASCUS)로 표현하게 됩니다. 이제 위의 도표가 이해가 되시겠죠?



ASCUS, LSIL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자 그러면 이제부터는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HSIL은 원추 절제술(conization) 등을 통하여 제거하는 시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LSIL의 경우에는 loop electroexcision procedure (LEEP) 조차도 과잉치료라는 것이 현재의 American Society for Colposcopy and Cervical Pathology (ASCCP)에서 내놓은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이때에는 pap smear와 HPV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받고 필요한 경우에는 질확대경검사(colposcopy) 시행여부를 결정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질확대경검사란 아주 배율 높은 확대경을 통하여 병변을 보다 정확하게 살펴보는 것인데 검사시에 필요하면 조직을 떼어내는 생검을 하기도 하는데요. 질확대경검사 같은 경우에도 21~24세 가임기 젊은 여성과 임산부에서는 HSIL 의심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는 편입니다. 


그러면 LSIL의 자연경과가 어땠기에 이러한 권장지침이 내려왔을까요. LSIL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CIN2나 CIN3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5~40% 정도, 다른 연구에서는 20%는 변화가 없고, 3.4%에서는 HSIL 이상의 병변으로 진행, 또 다른 연구에서는 5년 관찰결과 LSIL 지속이 55%, 정상회귀는 34%, 11%는 진행하였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종합하면 암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약 10% 정도에서는 진행한다는게 결론이겠네요. 


pap smear와 HPV 테스트만 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기에는 뭔가 찜찜하다, 두세번 경과를 보았더니 계속 나오신 상태다 하면 한방치료를 생각해보세요. 한약을 먹어서 나았다. 영양제를 먹어서 나았다. 좌욕, 명상 등등 무엇을 해서 나았다 하는 스토리를 한번씩 듣는데 저는 이게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LSIL이 자연회복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몸컨디션이 나쁜 상태가 유지될 경우 자연회복이 될 리가 있을까요? HSIL로 발전할 가능성이 생각보다 낮은 수치가 아니고, LSIL 상태로 있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면역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들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기전은 감염세포의 자멸사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보통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세포들은 다시금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죽어서 탈락되고 새로운 세포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정상조직으로 바뀌는 것인데요. 이 과정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Bax나 caspase-3,9 등을 상향조절하는 기전으로 이러한 부분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래서 한약처방을 받더라도 몸의 상태,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기전의 처방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연경과에 의한 자연회복율 보시면 아시겠지만 잘 없어지는 편입니다. 찜찜하게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치료받으시는게 좋습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 만큼은 단순 질염 생리통과 다르게 주치의가 중요한 질환인듯 합니다. 과잉진료가 안되게 잘 평가를 해줄 수 있어야 하고, 이 질환을 잘 알고 몸의 상태를 잘 평가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시는게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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