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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May 01. 2018

6년

이젠 다시 무덤덤해 지는

노동절.

노동절에 노동을 그만둔지 6년이 흘렀지만, 먹고 살아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한 노동을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처음엔 대기업의 퇴사였고, 백수였고, 프리랜서였고, 작은 스타트업의 직원이였고, 지금은 중소기업의 직장인이다. 결국 이런 제목은 잘못된 제목이였음을 알게 된다. 


다른 제목을 찾아보면, 한 아이의 아빠였다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오키나와와 베트남을 놀러다녔고, 작년엔 사이판을 갈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이 컸다. 우리나라도 방방곡곡 싸돌아 다니며, 여전히 이천에 가서 고기를 구워먹고, 몸은 점점 아픈 곳이 많아지는 중년의 아저씨가 되고, 앉을 때마다 '에구구' 하는 소리를 내곤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당연히 중요할 수 밖에 없지만, 그것 보다는 점점 일상적인 것들이 훨씬 무겁게 다가오고 지금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로 달리면, 얼마 남지 않은 봄날들을 조금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는 바램정도이다. 


가만보면, 이런 생각도 어쩌면 모두 먹고 살만해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갑자기 생업이 없어지고 막막해지면 다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절절한 이야기들을 풀어 낼지도 모른다. 결국은 월급쟁이 만세.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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