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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May 22. 2018

즐기는 기술

진정으로 즐거울 수 있는가?

아들이 이야기했다.

아빠에게 큰 충격을 받았다고, 그 이유를 이야기 해도 되냐고? 혼내지 않을꺼냐고?


"아빠는 즐기는 방법을 잊어버린 거야. 세상이 세 개의 세상인 것도 모르지? 첫 번째 물질 세상만 보고 있는거 아니야? 어떻게 세상을 물질 세상만 볼 수 있어? 정말로 다른 세상은 안보이는 거 아니야?"


정말로 내가 아는 세상은 하나 뿐이다.

"세 개가 뭔데?"


"하나는 물질 세상이고, 그건 그냥 이 세상이고, 하나는 길의 세상이고 이 길에 천국과 지옥이 있어, 아빠는 모든 것을 지옥으로 생각해, 천국과 지옥을 나누는 길을 못 봐, 그래서 즐거운 희망을 못 만들어. 아빠한텐 모든게 지옥인거 같아..."

"아니야 아빠도 즐거.."

"대답하지 말고 들어, 그러니까 아빠는 모르는거야. 아빠는 정말로 몰라. 아빠는 천국이라고 생각하는게 그게 사실 지옥이야 아빠는 천국이 뭔지 희망이 뭔지 교육을 받으면서 다 잊어버린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제 침대에서 구르기를 하는데 다친다고 하지 말라고 했잖아, 엄마도 신경안쓰고 아무도 신경안쓰는데, 아빠만 그런걸 생각하잖아. 자동차 의자 접어서 돛자리를 깔고 누워서 가자고 했는데, 위험해서 안된다고 했잖아. 아빠는 안전하지만 즐겁지 않은 삶을 사는거야.. 정말로 아늑하고 신나고 즐거운걸 모르는 거야."

"그거야 아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거지.."

"즐기지 못하는데 그게 뭐가 중요해 아빠는 안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야.."

"길의 세상은 천국과 지옥이 있지만, 시간도 사실은 길이야 4살 때는 천국의 길이였던게 10살 때는 같은 곳도 지옥이 되기도 하고 그러는거야.."

"규모의 세상은 뭔데?"

"정말 몰라? 그건 서버 같은거야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는 그런거야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아. 길의 세상이 중요하지.. 아빠는 길의 세상에서 희망을 만드는걸 배워야 되..아빠는 항상 지쳐있고, 활기차지 않고, 뭘 못하게만 하고 그런 지옥에서 사는거야..."


사실, 이런 대화가 꽤 오래 지속되었지만, 사이비 교주같은 이야기라 여기서 생략하고.

하지만 부인하기 어려운 말이 꽤 있다.

훨씬 적극적으로 즐겁게 사는 법을 잊어버렸고, 불필요하게 지쳐있었다. 안전이라는 핑계로 잔소리하고 못 하게 하는 것들도 많았다. 언제나 아이에게 배우지만, 그리고 오래 가지 못하지만, 적어도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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