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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설민 Oct 10. 2018

초정밀 타겟팅 연대기?!

초정밀 타겟팅은 무엇?

오늘은 초정밀 타겟팅(or 초정밀 마케팅)에 관해서!

(페이스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분석하기로 했었지만 일단 keep 하고..)

초정밀 타겟팅은 정밀한 타게팅으로 지역 단위 혹은 소규모 집단 단위로 더 와 닿는 마케팅을 하는 것을 일컫는 마이크로 마케팅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정밀한 마케팅은 온라인(리타게팅, 빅데이터 기반의 디스플레이 광고 등)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 못지않은 정밀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사실 이 초정밀 타케팅은 2016년 초 우리 회사가 반짝 유행시킨 신조어이기도 하다.(근자감)

그래서 이번은 자신에 찬 리뷰를...


2016년 초부터 등장한 신조어 "초정밀 마케팅"


(으쓱..)



솔직히 말해 초정밀 타케팅..

이 용어는 2016년 이전에는 사용되지 않던 용어였다.

내막은.. AE 이모 넥스터를 주축으로 넥스트라운드가 작정하고 퍼트린 용어이다.

우리가 만든 대학가 현수막 광고가 생각보다 빵 터져서 이슈가 되었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우리와 비슷한 정밀한 타겟팅을 한 배달의 민족 광고를 엮어 초정밀 타케팅, 초정밀 마케팅이란 용어를 여기저기 흘리고 다녔다.

그랬더니 그 후 유사 사례가 하나둘씩 생겨났고 2016년 초부터 초정밀 타겟팅 또는 초정밀 마케팅이란 말이 국내 광고계에서 종종 사용되게 되었다.



초정밀 타케팅 그 근원지는?!



2016년 초..

번역 앱 플리토의 광고를 맡았다.

한정된 광고 예산으로 어떻게 하면 고효율을 낼 수 있을까?!

그러다 한놈만 집요하게 때리자는 결론이 났다.

"그래, 번역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학생에게 어필하자"

어느 정도 예산은 확보되었으나 TVCF나 바이럴 영상을 만들 여력은 없었다.

그래서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 경기권 50여 대학 캠퍼스에만 광고를 집행하기로!

대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와 대학가에 쓸 수 있는 오프라인 매체는 다 긁어모았다.

구내식당 냅킨, 대학내일 잡지, 도서관 책갈피, 커피숍 컵홀더, 현수막, 대자보.. 등

학생들의 발걸음이 닿는 모든 곳에 플리도 광고를 깔았다.

몇 개만 보여주자면 아래와 같은...

학교 도서관에 가면 겟할 수 있는 플리토 책갈피


구내식당 냅킨을 활용한 광고(사..사랑합니다 9글..)


커피숍 컵홀더(안녕하세요 최홍만입니다;;)


이렇게 많이 깔면서도 불안 불안했다.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깔린 작은 매체들이 효율을 낼 수 있을까 하고...

그때까진 몰랐다.

그 많은 매체 중 하나가 대박을 터뜨릴 줄은..


위에 언급한 많은 매체 중 대학 내 현수막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게 대박이 난 것이다.

하나가 터지니 중구난방으로 깔린 광고들까지 빛을 보는 상황으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현수막은 오프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하고 저렴한 매체이다.

학교마다 현수막 구좌가 있는데 이것을 초정밀 타겟팅 소재로 사용했다.

대학명과 학생들이 알만한 학교의 특징을 활용해 요즘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말장난으로 광고 문구를 만들었다.

"번역 앱 플리토의 매끄러운 번역에 심장이 동덕동덕"  (동덕대)

"플리토 번역이 좋은 거 안양? 모르냥?" (안양대)

"플리토는 용인대, 발 번역을 한 방에 엎어 쳤지" (유도로 유명한 용인대)

"꿀학식하면 한국외대, 꿀 번역하면 플리토" (학식이 맛있다는 한국외대)

이런 식으로 오프라인에 설치된 50여 개 학교의 현수막을 촬영해 페이스북 콘텐츠로 만들었다.

오프라인 광고지만 바이럴은 온라인으로(마! 이게 진정한 온오프 믹스다!)


생각보다 반응은 뜨거웠다.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학교 내에서 현수막을 봤다는 댓글.

현수막뿐만 아니라 다른 광고들도 봤다며 대자보며 책갈피까지 인증샷을 첨부한 댓글들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에 맞춰진 현수막 광고에 관심을 가졌고 키치한 말장난에 흥미를 느낀 것.


또 다른 주류 댓글들은 자신이 속한 학교에도 현수막 광고를 진행해달라는 서운함을 토로하는 댓글들이었다.


이런 반응을 놓칠 리가 없지!

광고주와 우리는 2차 캠페인을 실시했다.

수도권이 아닌 전국 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카피배틀 이벤트

전국의 대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에 맞는 재밌는 카피들을 보내주었고,

대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플리토 현수막을 전국 캠퍼스에 설치하는 재밌는 이벤트가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학생들이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자신들의 커뮤니티에 맞춰진 마케팅을 광고라기보다 재밌는 콘텐츠로 받아들인 결과이다.



지역 타겟팅엔 딱!


이 시기에 플리토 광고 외에도 주목할만한 초정밀 타겟팅 광고가 있었으니

바로 배달의 민족 지역 타겟팅 광고!

배달의 민족 소상공인 지원 지역 광고

배달의 민족이 지역 소상공인을 후원하기 위해 만든 광고이다.

예를 들어 방화2동의 순수치킨을 알리기 위해

"이런 배달 맛집이 있다니 부럽다 방화2동" 이라는 카피를 써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성과 분석은 어렵지만,

동네 주민 입장에서 일반적인 광고판보다 우리 동네 이름이 나온 광고판에 관심이 더 가지 않았을까?


또 하나의 사례는 야놀자의 광고이다.

실제 이 광고의 모티브는 플리토이다.

야놀자 측에서 미리 양해를 구했었다는 후문(굳이 그럴 거까진 없었.. 또 다른 창작물이란 생각이 들지만 여튼.. 그들의 매너에 리스펙!)


초정밀 타겟팅에 스토리가 가미된다면?!


개인적으로 플리토, 배민, 야놀자의 3가지 사례보다 더 와 닿는 케이스가 있다.

지역 타겟팅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거 광고물에서도 초정밀 타겟팅이 이루어진 사례이다.

바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배재정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다.

사상역 KTX 유치와 대학로 조성 공약을 어필하는 배재정 후보

선거 공약으로 내민 사상역 주변 대학로 조성을 어필하기 위한 현수막 광고이다.

"오빠, 나 조금 있으면 KTX 사상역이야, 소극장에서 만나 연극 보자"


부산구치소 관외 이전 및 문화시설 유치 공약을 알리는 내용

유소년 축구장, 문화 공연장 유치 공약을 알리기 위한 현수막으로는

주민들이 잘 알고 있는 부산 구치소를 언급한 카피를 사용했다.


꼭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만 나올 것 같은 61번 종점


부산 출신인 나는 사상역, 그리고 부산구치소, 61번 종점이란 말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이런 지역 주민들이 공감할만한 적절한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을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당선되진 못했으나 독특한 마케팅 덕에 높은 인지도를 가진 후보들 사이에서 2위를 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을 들었다.



동네 떡볶이집 아줌마가 광고 모델이 된다면?!


최근에도 우리는 초정밀 타겟팅을 한번 더 시도했다.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서만 가스를 보급하는 서울도시가스는 가스락이라는 가스비할인 잠금화면 해제 앱을 론칭했다.

실제 서비스 지역, 실 사용자에게만 광고를 노출시켜야 한다는 핸디캡이 있었기에 기존의 방식보다 더 정밀한 타겟팅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는 초정밀 타겟팅이란 방식을 선택해 광고를 기획했다.

주민이 밀고있는(추천하는) 가스락 컨셉


이처럼 실제 서비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모델들을 섭외했는데..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관악구에는 관악구에 거주하는 자취남을,

대학생이 많이 사는 마포구에는 대학생 모델을, 서울보다 합리적 집 값의 김포에는 주부 모델을 사용했다.

용산구 이촌동은 더 정밀하게 파고들어 이촌동 터줏대감인 떡볶이 집 사장님을 섭외했다.

(떡볶이집 사장님을 섭외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양천구의 떡볶이집 몇 군데와 용산 몇 군 데의 떡볶이집을 돌아다닌 후에야 어렵게 섭외를 성공한 비하인드가 있다)

최종 섭외된 업력 30년 차 스마일 이촌 떡볶이 사장님은 부끄러워하시며 이촌2동에서는 웬만한 사람들은 자신을 알 거라고 하셨다.

실제 이촌동에서는 이 아주머니의 영향력은 어떠한 셀럽보다 높을 것이다.

오프라인 지역 타겟팅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세타겟팅을 기반한 디스플레이 광고도 진행중이다.


지역 타겟팅이 된 광고물이므로 지역 주민이 자주 가는 옥외 매체들로 매체를 믹스했다.

버스정류장 쉘터, 버스 부착형 광고, 지하철, 대형 마트 카트 광고 등 주민의 발길이 닿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가스락 광고를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일반인의 어필로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셀럽인 김태우를 적절히 섞어 진행, 쉘터 안쪽면에는 일반인 바깥쪽에는 김태우 광고를..)



오프라인 광고도 스킵하는 시대


초정밀 타겟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나는 "지금은 스킵의 시대이기 때문에"라고 말하고 싶다.

동영상 광고를 스킵하는 것처럼 오프라인 광고도 관심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즉, 정보의 범람.

온, 오프라인 상 많은 콘텐츠와 정보에 노출되어 피로도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광범위한 광고보다

자신이 사는 지역, 또는 속한 커뮤니티의 특성을 잘 파악한 광고는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광고에 대한 애착마저 생기게 한다.

독특한 USP가 없는 일반적인 광고보다는 이렇게 지역과 커뮤니티에 특화된 초정밀 타겟팅이 더 와 닿을 수밖에 없다.

(실제 플리토의 경우 초정밀 타겟팅 후 대학생들을 상대로한 조사에서 인지도 3배 상승,

매출이 약 40% 상승하는 확실한 효과를 거두었다.)

온라인 영상을 스킵하지 않게 하려고 많은 크리에이티브들을 생각 해 내는 것처럼 오프라인 또한 많은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초정밀 타겟팅이고 그 외 많은 방법이 존재할 것이다.

이렇듯 오프라인에서도 스킵을 당하지 않을 테크닉이 필요한 시대임이 분명하다.


*USP : '독특한 판매 제안'으로 철저한 제품 조사 및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제품 고유의 장점을 소비자에게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이다. ex) 경쟁사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유일한 제안, 혹은 아직까지 아무도하지 않은 제안 등


온라인, 모바일 영역의 광고가 주가 된 시대에도 오프라인 매체는 그만의 저력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시장과 더불어 기성 매체에도 많은 크리에이티브와 마케팅 기법들이 적용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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