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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장수 Mar 24. 2020

손민준 씨와 프로스펙트 이론

인간의 비합리성을 설명하며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들다.

직장인 손민준 씨는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식을 잘 알지 못하지만 돈은 벌고 싶었다. 현금으로 가지고 있던 여윳돈 1억 원으로 주식을 구입했다. 하루를 두었더니 1.5% 올라 150만 원의 짭짤한 수익을 거두었다. 혹시 자신이 투자의 귀재는 아닐까 뿌듯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다음날 주식은 2%가 떨어졌다. 150만 원의 수익이 손실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때 뒤늦은 후회를 한다. 어제 그냥 팔 걸 괜히 욕심을 더 내서 이게 무슨 꼴 인가. 그래도 손해를 입고 팔 수는 없어 그냥 버티기로 마음먹었다. 이후에도 계속 주가는 떨어졌다. 떨어질 때마다 손민준 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몇 달이 안되어 손민준 씨가 가지고 있던 주식은 반토막이 되었다.  손민준 씨는 그냥 허탈하고 씁쓸한 미소만 지으며 더 이상 차트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히려 담담해졌다.


손민준 씨의 사례에서 보면 고통은 손실의 초기에 비교적 크게 느꼈지만 이후 시간이 갈수록 고통은 체감했다. 그냥 본전만이라도 찾고 싶었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고통의 크기는 손실에 비례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이익이 생길 때 기쁨보다 손실이 발생할 때 고통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들고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설명한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이다.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제시한 이론으로  행동경제학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프로스펙트 이론은 3가지 가정을 한다. 사례자 손민준 씨가 바로 3가지 가정의  두(頭) 문자이다. 손민준을 기억하길 바란다.

( : 손실 회피성 /  : 민감도 체감성 /  : 준거점 의존성)


손실 회피성

인간은 손실을 극혐 한다. 예컨대 길을 가다가 10만 원을 주워 공돈이 생겼을 때의 기쁨보다 10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안타까움이 더 크다는 말이다.


민감도 체감성

이익이 증가하면 효용은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고 점점 체감한다. 가령 내게 가진 돈이 아주 많다면 돈이 증가한다고 해서 효용도 같은 크기로 늘어나진 않는다는 말이다. 손실도 마찬가지다. 손실이 점점 커지면 허탈감이 들면서 오히려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관심을 덜 가지게 되는 이치다.


준거점 의존성

우리는 만족과 불만족을 나눈다면 자신만의 기준을 둔다. 예컨대 마트에 특별 세일을 하는 물품을 구매한다면 싸게 샀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가가 기준이 되어 정가보다 싸게 구입을 했다면 자신의 소비에 만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정가가 표시되지 않는 물건이거나 경매에 나온 물건이라면 각자 정한 기준으로 입찰 가격을 정하게 된다. 사람마다 준거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합리성에 기반이 된 기대효용 이론과 달리, 프로스펙트 이론은 인간의 비합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이론은 실생활에 써먹을 수 있다.


질문 1 ) 다음 중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부모님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일까? 

부모님께 매달 용돈을 100만 원씩 드리는 것 VS 일 년에 1200만 원을 연초에 한 번에 드리는 것


정답 : 프로스펙트 이론에 따르면 이익은 나누어 지급할수록 효용이 크다. 즉 부모님이 더 기뻐하신다.  (이익은 나누어라)


질문 2 ) 나는 동창회 모임 총무이다. 동기들에게 회비를 가둬야 하는데, 연납으로 할지 월납으로 할지 정하지 못했다. 동기들에게 고통을 덜 주기 위해 선택해야 할 납부 방법은?


정답 : 연납으로 해라. 매달 돈이 나갈 때마다 고통스럽다. 차라리 고통을 짧고 굻게 한방에 끝내는 편이 낫다. 민감도 체감성에 의하면 매달 돈을 내는 고통의 합이 한번 목돈으로 내는 고통보다 크기 때문이다. (손실은 합쳐라)


질문 3 ) 선물로 줄 물건의 가격표 태그를 떼야 하나?


정답 : 할인상품을 구입했고, 할인금액으로 표시된 가격표 태그가 붙어있다면 떼라. 선물을 받은 사람은 그 물건의 가치를 태그에 붙은 가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값비싼 물건이라면 가격표 태그를 붙여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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