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산프로 Nov 14. 2021

나를 포함한 다수의 퇴사

원하는 날짜는 아니었지만 퇴사 후에도 지금의 회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퇴사일자를 수용했다.


내가 생각하던 마지노선을 얘기해서 그냥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새롭게 출근할 회사에 출근 일정도 확정했다.


이제부터 남은 일을 마무리하고 회사에서 알려주는 타이밍에

우리 팀원들에게 나의 퇴사를 얘기해야 한다.


그러던 와중 새롭게 몇 가지 사실을 알았다.


나를 포함해 다른 팀에서도 퇴사자가 발생했고 총 4명의 퇴사자가 발생했다.


각 팀에서 한 명씩 발생했고

두 명은 3년 이상, 나머지는 1년 4개월 정도 근무한 사람이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연차의 구성원들이다.


또 새롭게 직원을 뽑아서 어떻게든 운영할 수 있겠지만...

1년 후에도 똑같은 상황을 받아들어야 할 것 같다.


이정도면...회사의 경영진은 1년 이상 근무자들의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퇴사의 가장 큰 원인은 "관리자가 되고 싶지 않다." 는 것이다.


지금 우리회사는 매니저와 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원들도 각자의 연차와 경력에 맞는 다양한 연봉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매년 연봉협상 시점에 각자 나름대로 연봉을 협상하고 있겠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아마 20%이상의 상승을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직장인이 연봉 상승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승진이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팀장이 되고싶어 하는 사원이 없다.


왜냐면...팀장들의 삶을 보면서 저렇게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팀장이 되면 팀의 성과를 위해 숫자에 집착해야 하고 회사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따라오지 못하는 구성원의 부족함을 팀장이 채워간다.


그 모습을 곁에서 3년이상 지켜본 직원들이 본인들에게 팀장의 기회가 왔을 때 본인의 승진을 거부했다.


그런 승진을 거부한 사람이 5명이 넘었다. 그러다보니 내부 성장보다 외부에서 수혈한 팀장들이 넘쳐나고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시니어급 팀장의 경우 실무보다는 큰 틀의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하며 실무에 대한 디테일이 비어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중간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 중간을 해줘야 할 사람들이 그 중간이 되는 것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


그렇게 거부하다 더 좋은 기회가 있으면 그 기회로 옮겨가는 것이다.


회사는....아니 경영진은...이 문제를 알까?? 솔직히 알고 있겠지...나도 아는데...모르지 않을 것이다.


퇴사하는 세 명을 바라보며... "휴...나도 잘 나오는구나....안나오고 계속 있었다면...나도 고민이 됐겠군..."하는 생각을 하는데 뭔가 좀 찝찝했다.


내가 퇴사해도 회사는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 회사가 싫어서 그만두는건 아니었으니...


더 솔직한 마음으로 나 어디 출신이야 할 수 있게

회사는 계속 잘 됐으면 좋겠는데...모르겠다...


다행이면서 아쉬운 그런 감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 퇴사는 좀...어렵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