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을 위한 100번의 셔터
주말 오전 11시, SNS에서 난리 난 브런치 카페에 왔다.
내 앞엔 인스타에서 오백 번은 본 것 같은 몽글몽글한 에그 베네딕트가 놓여 있다.
침이 꼴깍 넘어가는 비주얼이지만, 미안하게도 내 손은 포크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낚아챈다.
지금부터는 맛있게 먹는 시간이 아니다. 이 예쁜 음식을 내 피드에 '영접'시키는 의식의 시간이다.
"잠깐! 아직 먹으면 안 돼!"
포크를 들려던 친구의 손을 빛의 속도로 제지하고 자리에서 슬쩍 일어났다.
아예 의자 위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 위태롭게 중심을 잡으며 '항공샷' 구도를 잡는다.
접시 위치를 1cm씩 요리조리 옮겨보고, 조명이 예쁘게 떨어질 때까지 셔터를 눌러댄다.
찰칵, 찰칵, 찰칵...
'인생샷' 한 장 건지겠다고 찍은 사진이 벌써 100장을 넘었다.
그 사이 모락모락 나던 토스트의 김은 진작에 사라졌고, 촉촉해 보이던 수란은 표면이 꾸덕꾸덕하게 말라가고 있다. 시원했던 에이드 컵 겉면에는 물방울이 맺혀 바닥으로 눈물처럼 툭툭 떨어진다.
마침내 "됐다!" 소리가 나오고서야 만족스러운 사진 한 장을 골랐다.
필터를 정성스럽게 입히고 해시태그까지 달아 업로드 완료. 그러고 나서야 나는 의자에서 내려와 식어버린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문다.
"아... 딱딱해."
입안에 퍼지는 건 고소한 풍미가 아니라, 차갑게 굳어버린 밀가루의 식감뿐이다.
가장 맛있는 순간을 사진에 홀랑 양보하느라, 정작 내 혀가 느껴야 할 진짜 즐거움은 다 놓쳐버린 거다.
내 피드엔 '세상 행복한 주말'이라는 글이 올라갔지만, 사실 내 입안은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
주변을 슬쩍 둘러보니 나만 이런 게 아니다. 옆 테이블 커플도, 창가 쪽 손님들도 서로 대화는커녕 렌즈 속 세상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우리는 지금 브런치를 즐기러 온 걸까, 아니면 브런치를 먹었다는 '증거'를 수집하러 온 걸까? 배는 부르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은 텅 빈 식사가 끝났다.
카페를 나서며 확인한 내 피드엔 벌써 빨간 하트가 쌓이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따뜻하고 근사한 아침을 보낸 줄 알겠지? 식어버린 음식의 비참한 맛을 아는 건, 세상에 나밖에 없는데 말이다.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지안이의 식어버린 토스트 이야기, 사실 우리 모두 한 번쯤 겪어본 '웃픈' 현실이죠?
우리는 기록하는 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가끔 현재의 경험을 희생하곤 해요.
예쁜 노을을 눈에 담기보다 폰부터 꺼내고, 공연장의 생생한 음악보다 녹화 버튼에 더 신경 쓰죠.
하지만 렌즈로 보는 세상은 절대로 '진짜 온기'를 담을 수 없더라고요.
음식의 온기, 공간의 냄새, 그리고 같이 있는 사람과의 눈맞춤... 이런 진짜 보물들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증발해 버리기 일쑤거든요.
[로그아웃 연습 : 나를 위한 질문]
렌즈 밖의 세상은 지금 어떤 온도를 품고 있나요?
사진첩의 용량 대신, 당신의 마음속에만 소중히 저장하고 싶은 오늘만의 풍경 하나를 골라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