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화. 오전 7:00의 의식

눈 뜨자마자 확인하는 '좋아요' 숫자

by 지안의 방

"지잉-"


알람 소리는 아니다. 침대 머리맡에서 울리는 아주 짧은 진동.

감기지도 않은 눈을 가늘게 뜨고 본능적으로 손을 뻗는다. 기지개를 켜거나 물 한 잔 마시는 것보다 더 급한 나만의 아침 의식.

바로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접속하는 일이다.


화면을 켜자마자 눈을 찌르는 파란 불빛 너머로 빨간 알림 숫자가 보인다. [❤️ 48].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 다행이다.'

어젯밤 잠들기 직전, 수십 번 보정해서 올린 사진 한 장이 밤새 마흔여덟 개의 하트를 실어 왔다.

이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 하루는 '합격' 판정을 받은 듯 시작된다.

만약 이 숫자가 한 자릿수였다면? 아마 나는 아침부터 종일 기분이 저기압이었을지도 모른다.


참 이상하다. 폰 안의 나는 분위기 좋은 와인바에서 세상 제일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어떤가.

헝클어진 머리에, 어제 먹다 남은 편의점 도시락 봉투가 굴러다니는 자취방 침대 위. 퉁퉁 부은 얼굴로 액정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서른한 살 직장인일 뿐이다.


"우와, 여기 어디예요? 너무 예뻐요!"

"지안 님, 라이프스타일 완전 제 로망..."


모르는 사람들이 남긴 댓글에 정성껏 답글을 단다.

이 사람들은 내 방의 퀴퀴한 냄새를 모르겠지.

내가 이 사진 한 장을 건지려고 한 시간 동안 와인은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사진만 찍어댔다는 것도.


그래도 상관없다. 화면 속 내가 행복해 보이고, 남들이 그걸 믿어준다면 현실의 나도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좋아요'는 마치 비타민 같다. 아주 잠깐이지만, 바닥난 자존감을 빵빵하게 채워주니까.

화장실 거울 앞에 선다. 화면 속 '완벽한 지안'과 거울 속 '진짜 지안'이 마주 본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정말 행복해서 웃었을까, 아니면 행복해 보이고 싶어서 웃었을까?


오늘 아침, 나는 나 자신에게 "잘 잤어?"라고 묻는 대신 스마트폰에게 "나 아직 괜찮아 보여?"라고 물었다.

내 기분의 리모컨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손가락에 맡겨버린 셈이다.

오늘도 타인의 시선으로 샤워를 마친 뒤 출근길에 오른다. 습관적으로 다시 앱을 켜니 숫자가 '52'로 바뀌어 있다. 다행이다. 아직은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증거가 하나 더 늘었으니까.



지안의 노트: 당신의 아침은 누구의 것인가요?


안녕하세요, 작가 ‘지안의 로그아웃’입니다.

지안이의 아침 풍경, 혹시 여러분에게도 익숙한 모습인가요?


우리는 매일 아침 세상을 직접 만나는 게 아니라, '타인이 편집해둔 세상'을 먼저 만납니다.

그리고 그 속에 비친 나의 숫자를 확인하며 안심하곤 하죠.

하지만 '좋아요' 숫자는 사실 당신의 가치를 매기는 성적표가 아니에요. 그저 누군가가 무심코 누른 0.5초짜리 관심일 뿐입니다.

그 짧은 관심을 얻기 위해 우리의 가장 소중한 아침 시간을, 그리고 진짜 내 감정을 지불하고 있지는 않나요?


[로그아웃 연습 : 나를 위한 질문]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뜨고 딱 5분만, 스마트폰을 멀리 두어 보세요. 그리고 오직 나에게만 슬쩍 물어봐 주는 거예요.


"오늘 네 기분은 어떠니?"


누구의 승인도 필요 없는, 오직 당신만이 대답할 수 있는 진짜 아침이 시작될 거예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근사한 하루를 맞이할 자격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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