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좋아요'가 내 가치인 줄 알았던 시간들

내 인생은 언제부터인가 '하트'의 개수로 측정되기 시작했다.

by 지안의 방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은 메신저가 아니라 인스타그램 알림창이었다.


밤사이 누군가 내 피드에 남기고 간 하트의 숫자가 그날 아침 내 컨디션을 결정했다. 숫자가 높으면 '역시 난 괜찮은 사람이야'라며 안도했고, 숫자가 지지부진하면 '내가 뭘 잘못 올렸나?' 하는 불안함에 온종일 거울을 들여다봤다.


하루 6시간 동안 인스타에 빠져 할 일을 미루고, 식어버린 브런치 앞에서 가장 행복한(척)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내 삶은 1대 1 비율의 정방형 프레임 안에 갇혔고, 그 프레임 밖에 존재하는 진짜 나의 초라함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부러워요", "언니 인생은 정말 완벽해 보여요."


모르는 이들이 남긴 그 한 줄의 댓글은 마약 같았다. 현실의 나는 카드 할부금에 허덕이고, 인간관계에 상처받아 너덜너덜해진 상태였지만, 액정 속의 나는 언제나 반짝이는 주인공이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비춰지는 '보정된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짜로 쌓아 올린 성은 아주 작은 균열에도 무너지는 법이다. 어느 날 바닥으로 떨어진 스마트폰 액정이 산산조각 났을 때, 나는 깨달았다. 그 깨진 틈 사이로 비쳐 보인 내 얼굴이 얼마나 낯설고 지쳐 있는지.


이 기록은 화려한 필터 뒤에 숨어 '인정'이라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갉아먹었던 한 여자의 고백이자 탈출기다.


약 30화의 긴 여정을 통해 나는 남들의 손가락 끝에 달린 '좋아요'가 아닌, 내 심장이 말하는 진짜 '좋음'을 찾아보려 한다.


혹시 당신도 지금 남의 인생을 훔쳐보며 자신의 오늘을 미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잠시 나와 함께 이 지독한 연결망에서 로그아웃해보길 권한다.


이제, 필터를 걷어낸 진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신의 '좋아요'는 누구를 향하고 있나요?

프롤로그를 마치며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이 가장 많이 들여다본 것은 당신의 마음인가요, 아니면 타인의 피드인가요? 이 연재가 끝날 때쯤, 우리 모두가 남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걸어 나와 스스로의 민낯을 기쁘게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