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서비스 혹은 콘텐츠를 만드는 단계에서 UX Writing은 언제 시작해야 할까?
우선 셀프 축하부터 날려보자. 마음속에 이 질문을 떠올리게 된 순간, 더 이상 결과물의 질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담당 에디터의 시름이 깊어진다는 의미다.
무엇이든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
UX Writer는 서비스 초기 단계부터 투입되어야 한다. 서비스 기획이 업무의 출발인 회사라면, 기획 회의부터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개발, 디자인 회의도 당연히 참석한다. 대부분은 UX Writing이 문장을 보기 좋게 다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글자만’ 보고 수정할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전체 서비스는 기본이고 각 페이지, 더 작게는 각 영역에 깔린 의도를 알지 못하면 UX Writing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서비스를 모두 이해한 다음에는 개발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해야 한다. 최소 ‘가나다’라는 글자가 서버에서 끌어온 key값인지 아닌지는 알아야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디자인과 UX Writing의 가이드를 동시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UX Writing을 늦게 시작할수록 교열과 윤문만 겨우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확정된 기획과 개발, 디자인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텍스트만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협의를 거쳐 UX Writing의 영역을 넓히더라도, 그렇게 되기까지의 공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 업무 담당자와 논의하는 시간, UX Writing 반영을 위해 확정안을 조율하는 과정, 그럼에도 100% 반영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2차안을 작성하는 약간의 슬픔 등.
이때 놓치지 말고 고려해야 할 것이 업무의 효율성이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UX Writing을 초기 단계부터 시작하는 일이 힘들 수 있다. UX Writing을 늦게 시작해서 얻는 마이너스 요인보다, UX Writing을 일찍 시작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이 더 많은 경우다.
담당자로서 마음은 아프겠지만, 때로는 저 멀리의 숲을 볼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면서 회사와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방식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