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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준 May 23. 2022

난 누구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저 그렇게 친한 사람. 누구에게도 가장 친밀한 범위에 들지 못하는 사람. 그게 나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친구, 누군가만의 소중한 애인. 그 어떤 것도,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이 스스로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와 다를 게 없었다.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 그런 것들이 삶의 목표가 된다면 나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 내 삶의 통제권을 넘겨주겠다는 의미이니까.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 나를 감추고, 나를 갈아 넣고, 나를 죽이겠다. 다른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불안에 떨고, 슬픔에 잠기고, 우울에 빠지겠다. 그것 말고는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도 없었다.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는 건 내가 할 수 없는 일,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일, 그래서 내 삶에 의미가 있는 일을 해야 했다.


내가 추구해야 할 가치를 바꿨다. 그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나에게 건강한  먹이고, 나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며, 내가 나를 예뻐해 주고 보듬어줬다. 누군가 나를 소중하지 않게 대하면  사람을  인생에서 뺐다.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하면 소중한 사람이 될까 고민하지 않았다.


지금 내 삶엔 "나에게 소중한 사람"만 남아있다. 그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도 나를 소중히 여긴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니까.


나는 더 이상 내가 누구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소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나를 소중히 여기는 내가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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