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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준 May 16. 2023

하루를 알차게 만드는 동력

우리는 지나치게 멀리 보고 빨리 도달하려고 한다.


산책로를 천천히 걷다 보면 작은 것들에 눈길이 간다. 지난주에는 보이지 않았던 강변의 노란 꽃을 발견하기도 하고, 작은 새가 벌레를 물고 날아가는 모습을 포착하기도 한다. 저 멀리 보이던 산의 푸르름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기도 하고, 하천의 돌다리를 건너며 최근 강수량을 떠올리기도 한다.


느림이 주는 가치는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추는 힘인 것이다. 매번 똑같은 산책로를 가더라도 다른 풍경을 맞이할 수 있는 건, 사소한 변화를 눈치챌 수 있게 해주는 여유로운 걸음 덕분이다. 우리는 그 한 걸음 한 걸음으로 한층 산책의 즐거움을 더하고, 더 깊은 사색을 만끽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작은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더라도 그 안에서 색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일들이었다. 예를 들어 어제는 가볍게 먼지 내려앉은 바닥을 구석구석 닦아냈다. 깨끗해진 바닥에 요가매트를 깔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했는데, 목과 어깨가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다. 


또 3만원을 주고 장만한 스탠드 조명의 전구를 스마트 전구로 갈아 끼웠더니, 빛의 온도와 밝기가 조절 가능해져서 밤에 책을 읽는 시간이 더 아늑해졌다. 오늘은 부쩍 더워진 날씨에 눈이 소복이 쌓인 영상을 틀어놓고 일을 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30분 동안 시시콜콜한 얘기를 주고받으며 웃기도 했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에 집중하다 보면 행복은 뒤따라 오고는 한다. 행복한 마음은 자신감을 데려오고, 자신감은 우리의 성취를 돕는다. 어제와 오늘, 일에 집중이 잘 됐던 건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일상 속 틈틈이 느꼈던 행복들이 하루를 알차게 만드는 동력이 돼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멀리 보고 빨리 도달하려고 한다. 등산을 할 때 꼭대기만 쳐다보고 올라가면 더 힘들고 스트레스 받던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면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해서 올라가고, 잠깐 쉬면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며 '이만큼이나 올라왔다!' 생각하면, 산의 푸르름과 풀향에 힐링이 되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하고, 끝내주는 성취감은 우리를 또 산으로 이끄는 것이다.


지금을 마주하고 천천히 나아가자. 나무를 가까이서 바라보아야 작은 잎들의 반짝이는 초록빛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 속에도 발견할 수 있는 수많은 푸르름이 있고, 우리가 직접 창조할 수 있는 수많은 행복이 있다. 당신이 오늘 찾은, 또는 만들어 낸 작고 소중한 기쁨들은 당신을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 주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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