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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승우 Aug 01. 2018

탕반문화, 밥과 국

한국 특유의 국문화

한국의 주식은 밥과 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자로 탕반이라고 한다. 음식 경연 프로에서 탕반이 주제로 나왔을 전도로 한식의 가장 기본이기도 하다. 국문화에 대해 조선일보의 이규태는 적은 양의 고기를 여럿이 먹기 위해 발달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 국문화는 일단 한국의 풍부한 물이 그 바탕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과는 달리 차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이유도 우리는 가열을 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에 비춰 본다면 한국의 국문화도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을 재료로 조리방식이 발달한 것이라 생각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국을 조리하는 방식은 뼈와 고기를 최대한 우려서 국물맛을 내는 것으로 단지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넣고 끓였다고만 보기엔 어렵다. 

국문화는 주식인 밥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론할 수 있다. 한국인은 찰기가 많은 자포니카 계열의 쌀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쉽게 목이 매이고 이를 막기 위해 국을 먹지 않았을까라고 추론할 수 있다. 한국의 국문화는 여전히 자리잡고 있어서 여전히 국없으면 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가정의 식단 구성은 첫째가 국이 되고 있다. 다른 반찬에 대한 고민보다 어떤 국을 끓일 것인가가 정해지면 그날의 식단은 더 이상 고민할 거리가 없어진다. 

이런 문화는 외식에도 흔적이 남아 있다. 흔히 중국 음식점에 가서 짜장밥, 볶음밥 등의 밥종류를 주문하면 어김없이 국물이 따라 나온다. 반면 면 종류에는 단무지와 양파만 밑반찬으로 준다. 비단 중국 음식점뿐만 아니라 분식집에서도 국이 없는 밥(덮밥, 비빔밥) 종류에는 어김없이 국이 제공된다. 하다못해 김밥과 라뽂이에도 국물이 나오고 오뎅은 심지어 무한리필이다. 

국문화 중 특이한 건 국수다. 동아시아권에서는 국수를 국에 말아 먹는다. 내가 과문해서 인지는 몰라도 서구권에서 우동같은 형태의 국에 말은 국수는 아직 못봤다. 베트남의 쌀국수, 중국의 우육탕면, 한국의 칼국수와 냉면, 일본의 우동은 전형적인 국물을 베이스로 한 국수음식이다. 이 문화는 밥문화와 다르게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한국은 파스타를 먹을 때 소스가 엄청 많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한국보다 파스타 소스를 적게 부어서 먹는 반면 한국은 국에 말다싶이 해서 먹는다고 한다. 이 역시 국문화와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국의 국문화 중 가장 특이한 것은 모든 재료를 다 국으로 끓일 수 있다는 거다. 순대는 순대국으로 묻혀먹는 콩나물은 콩나물국으로 구워먹는 돼지고기는 돼지국밥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즉 한국의 국은 어쩌면 다른 조리방식보다 더 먼저 생겨난 조리방식일 수도 있다. 

덧붙여 한국에서는 밥과 국의 탕반에 하나가 덧붙는다. 바로 김치다. 모든 국밥엔 김치가 없으면 먹지를 못한다. 설렁탕에 깍두기, 칼국수에 겉절이, 라면에 김치 등등. 탕반문화의 마지막 완성은 김치에 있다. 

참고로 중국집에서 김치를 주는 기준에 대해 다양한 연구끝에 내린 결론은 주인 맘대로가 아니라 밥 종류를 시키면 김치가 나온다는 것. 짜장면에는 란 주지만 짜장밥엔 김치가 나온다. 물론 이 룰을 안지키는 짜장면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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