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맛있는 컵밥 원조 맛집 김치찌개밥
비가 오는 날에는 빈대떡, 부침개, 국물요리가 클리셰처럼 떠오른다. 오늘은 날씨 탓인지 월요일의 영향인지 커피를 찾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바쁠 때와 비교하면 거의 놀다 왔다. 가게 근처에 김치찌개로 유명한 맛집이 있다. 가격대는 김치찌개치곤 있지만 갑자기 생각나는 맛이다. 그곳에서 주는 흰쌀밥과 조미가 잘 된 바삭한 김을 같이 먹으면 온 세상을 얻은 기분이 든다. 집에 가서 할 일이 있어서 먹고 가긴 시간이 부족했다.
먹고 싶지만 김치찌개를 포장해서 집까지 가려니, 대중교통 안을 가득 메울 냄새에 먹기를 포기하고 만다.
보통의 김치찌개는 어디에서나 먹기 쉬운 음식이다. 여기에 '맛있는'이란 단어가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트에서 김치라면을 살까 고민했다. 아니면 김치찌개 레토르트를 사려다 오뚜기 맛있는 컵밥 원조맛집 김치찌개를 샀다. 오뚜기는 갓뚜기니까 반은 믿음으로 구매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엊그제 얼려둔 냉동밥을 해동하고 부푼 마음을 안고 컵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배가 고팠고 무슨 음식이든 맛있게 먹을 마음의 준비가 돼있었다. 3분 카레처럼 전형적인 레토르트 식품의 맛이었다. 오뚜기 컵밥에서 벤치마킹한 원조김치찌개 맛집은 어디였던 걸까. 먹긴 다 먹었다. 되도록 안 사 먹을 생각이다.
김치찌개맛만 나는 컵밥이었다. 김치찌개의 생명은 건더기인데, 그것조차 부실했다. 김치찌개 맛나는 국물로 주린 배를 채웠다. 레토르트 컵밥에 거는 기대가 과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컵밥을 만든 회사 잘못 보단 내 잘못이 큰 느낌이다.
사진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