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에 보내는 엄마의 기도
어제는 둘째가 학교 복도에서 넘어졌다고 했다. 친구 잡으로 뛰다가 앞코가 걸렸는지 그대로 쿵 하고 넘어졌단다. 무릎이랑 팔 뒤꿈치가 까졌다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단단하게 이야기하더라. 울지도 않고, 짜증도 없이. 많이 컸다 싶었다. “밴드 붙였어” 하고 툭, 이야기했다. 순간, 그 말투 속에 묻혀 있던 작은 기대 하나가 느껴졌다. 엄마가 뭐라고 해줄까, 하는 눈빛.
나는 웃으면서 “넘어지고 바로 보건실로 갔어? 잘했네” 하고 말해줬다. 그 말 한마디에 입꼬리를 슬쩍 올리더니 “아니 넘어지고 그냥 수업 들었는데 수업이 끝나도 아파서 갔어” 하며 다시 평소처럼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하루의 틈에, 작고 단단한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는 “엄마 그런데 교복에 구멍이 나려고 해” “괜찮아” 교복수선 맡겨야겠다.
아침마다 엘리베이터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아이의 등을 바라본다. 큰아들은 오늘도 학교 가기 싫다고 아주 천천히 준비를 하며 현관을 나섰다..
아침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큰 아이의 등을 바라본다. 큰아들은 오늘도 학교 가기 싫다고 조용히 말하며 가방을 멘다. “오늘도 학교 가기 싫어”라는 말이 이제는 아침 인사다. 왜 싫을까? 물으면 공부가 싫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또 발걸음을 옮긴다. 며칠 전 저녁에는 “엄마 학교는 어떻게 안 갈 수 있어? “ ” 그냥 안 가면 되지. 왜 정말 가기 싫어? “ ”웅“ 왜일까?
난 아이의 등을 바라보며 기도한다. 그 짧은 순간이 나에게는 가장 간절한 기도의 시간이다. 아이가 엘리베이터 문 너머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 내 모든 바람과 사랑과 기도를 조용히 실려 보낸다. 이 아이들이 오늘도 무사히, 마음 다치지 않고 돌아오기를. 즐겁게 생활하다 돌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