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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식 Oct 07. 2023

점심 자유 선언

점심 시간이 직장인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직장인들에게 점심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예전에 나는 직장인의 점심시간에 대해서 이렇게 쓴 적이 있었다.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단지 끼니를 때우는 시간이 아니다. 이른 오전부터 힘든 회의로 지친 뇌를 달래는 유일한 위로이자 어젯밤 늦게까지 달렸던 회식으로 상한 몸을 풀어줄 피로제이고 오후에 있을 중요한 피티를 꼭 성공시켜줄 심신 안정제다. 이렇게 신성한 의식을 단지 도시락이나 매일 먹는 구내식당의 메뉴로 해결한다고? 말도 안되지.

적어도 나에게 점심시간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성역 같은 것 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내게 점심시간은 소중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상당 부분이 바뀌었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내게 점심 시간은 어떤 식사를 할지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 위로나 피로회복, 아니면 심신 안정을 주는 음식 섭취에 그 목적이 있었다. 점심 시간을 말 그대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한 시간으로만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다르다. 내게 점심 시간은 좀 더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직장인들에 점심 시간이 소중한 이유는 '자유 시간' 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 출근한 후로 온전하게 내가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오직 점심 시간 뿐이다. 이 시간 만큼은 내가 무엇을 먹든,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직장 상사의 눈치로 부터 자유롭다. (물론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래서 점심시간은 그 존재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이 무슨 식사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 이후로 나는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의 의미가 컸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점심시간의 운동은 내게 루틴이 되었다.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리는 내 모습에서 자유를 느낀 후부터 그 루틴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운동을 하며 자유를 만끽하는 내 모습 자체에서 내가 직장인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해야할까? 물론 조금 오버한 말이다. 하지만 점심시간의 운동은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 것은 맞다. 


난 그 시간을 통해 보다 완벽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체중 조절은 물론이고 '갓생러' 라는 별명 또한 얻었다. 난 그저 나만의 자유를 느끼는 것 뿐인데 기분 좋은 칭찬 까지 덤으로 얻는 것이다. 물론 우려의 말들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힘들지 않냐며, 오후 일과 시간에 졸리지 않냐는 걱정들을 한다. 물론 운동이라는 것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로도가 쌓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통해 더 맑은 정신을 유지하게 된다면 몸 상태는 그 맑은 정신에 맞춰지게 된다. 결국 그런 우려의 말들은 역설적이게도 운동을 통해 해소되는 것이다. 


점심시간에 모두가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직장인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그 점심시간을 온전하게 만끽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은 꼭 권하고 싶다. 누군가는 내가 원하는 식사를 하며, 누군가는 단잠을 청하거나 독서를 하며 느낄 수도 있다. 내겐 그것이 운동인 것 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1시간 이라는 시간이 의미 없이 흘러가게 두지 말고 오직 내가 원하는 것들로 채우는 것이다. 그것이 직장인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점심시간이 아닐까. 그 시간들은 우리가 더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앞으로도 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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