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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Mar 02. 2019

<삼삼한 이야기> 그 228번째 끈

3월

01 March 

(by 에밀리 디킨슨)
 

Dear March, come in! (3월님이군요, 어서 들어와요!)
How glad I am!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I looked for you before. (일전에 당신을 한참 찾았어요.)
Put down your hat (모자는 내려놓으세요.)
You must have walked (아마 걸어 오셨나 봐요.)
How out of breath you are! (그렇게 숨찬 걸 보니!)

Dear March, how are you? (그래서 3월님, 잘 지냈나요?)
And the rest? (다른 분들은요?)
Did you leave Nature well? (자연은 잘 두고 온 거예요?)
Oh, March, come right upstairs with me, (아, 3월이여. 저랑 윗층으로 가요.)
I have so much to tell. (할 말이 얼마나 많은데요.)




02 3월
(나태주 시인)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03 3월의 바람 속에

(이해인 수녀)


어디선지 몰래 숨어들어 온
근심, 걱정 때문에
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
꽃 한송이 피워 내려고
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볕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3월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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