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한 사람의 스승은 누군가에게 한 세상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누군가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스승입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師弟(사제)의 連鎖(연쇄)를 확인하는 것이 곧 自己(자기)의 발견입니다”(287쪽). 제가 존경하는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에 나오는 말입니다. 저는 대학원 신입생들에게 처음처럼 소주 한 병과 《처음처럼》 책 한 권을 줍니다. 처음 대학원에 들어올 초심을 잃지 말고,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처음 대학원에 발을 들여놓았을 그때의 마음을 잃지 말라는 뜻입니다.
오늘의 제가 함께 공부하고 작은 깨달음이라도 나눌 수 있는 자리에 오르게 된 것도 저를 보살펴주신 수많은 스승님 덕분입니다. 보잘것없는 지혜라고 할지라도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전문성은 저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모든 사람의 사회적 합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작품 속에는 물론 저의 애쓴 흔적이 얼룩과 무늬로 엮여 있지만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예술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에 스승으로 대접받기 전에 오늘의 나로 만들어주신 깊은 사랑에 고개 숙여 감사함을 표현하는 날로 오늘의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힘든 대학생활이었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좋아하는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저의 스승님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 역시 여기에 있을 수 없습니다. 가르침보다 스스로 깨닫는 깨우침을 선물로 주시면서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기쁨을 덤으로 주셨습니다.
큰 꿈을 품게 만들고 바다 건너 유학의 길을 열어주신 또 한 분의 스승님이 없었다면 저는 우물 안의 개구리 행세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불가능했던 유학의 길에서 마음껏 유영하며 학문적 도전의 참다운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을 주셨습니다. 석사와 박사가 하나의 학위로서 갖는 의미보다 그것을 취득하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공부하며 세상을 다르게 보는 관점과 사유를 온몸으로 보여주신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에게도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238쪽).
역시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에 나오는 말입니다. 더 낮은 자세로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물을 포용하는 바다의 지혜를 배웁니다. 가르치지 않지만 가르치는 진정한 스승의 길이 무엇인지 배움의 여정에 열정을 더해가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한 사람은 한 세상입니다. 저 역시 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스승님들이 저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한 사람과의 만남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었으며 또 다른 관문을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만남을 통해 사람은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오늘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스승이자 제자라는 깨달음을 되새기는 아름다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한다》 책을 기념으로 화분에 사자와 어린아이를 심어서 가져다 대학원 제자들과 지식생태학자 컵과 예쁜 감사의 글을 보내준 학부생 제자들에게 이 자리를 고마움을 전합니다.
#스승의날 #지식생태학자 #교육공학 #KCAMP #학문공동체 #공부는망치다 #이런사람만나지마세요 #한사람은한세상이다 #내가만나는사람이나다 #유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