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인턴십을 구할 때 미친 듯이 네트워킹을 했던 기억이 있다. 커피챗이 겹쳐서 잡히는 바람에 하루에 커피를 4~5잔씩 마신 적도 있었다. 양복을 입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대학생들을 보면, 다들 커피챗 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달랐다.
미국인 친구들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었다. 농담도 주고받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었다. 반면 나는 마치 숙제 검사 받으러 온 학생 같았다. 미리 짜둔 스크립트, 미리 설계해둔 시나리오대로 질문을 하고, 하나하나 퀘스트를 깨러 온 느낌이었다.
차이는 무엇일까?
왜 나는 저렇게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아마도 네트워킹에 대한 교육의 차이가 아닐까.
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연습할 기회가 많다. 고등학교 때도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 활동과 다양한 EC 활동(Extracurricular Activities)이 필수적이다. 선후배, 친구들과 관계를 쌓아가면서 입시를 준비했다. 우리나라처럼 수능 점수 하나만으로 대학을 가는 시스템이 아니다.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서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대학 2학년 때 Fraternity(사교 클럽)에 가입했다. 내가 선택한 곳은 Alpha Kappa Psi, 비즈니스 프래터니티였다.
가입하자마자 첫 주 어사인먼트가 나왔다. 선배 기수 멤버 3명에게 cold email이나 메시지를 보내 커피챗을 잡고 확인을 받는 것. 미팅을 세팅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알아서 찾아서 해야 했다.
이 과제를 수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이 사람과 연결이 될 수 있는지, 이 사람을 만났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 상대방이 호감을 갖고 도와주고 싶어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어린 나이부터 이런 연습을 해왔으니, 사회에 나와서도 자연스럽게 잘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네트워킹을 '학교에서 배우고 연습할 기회가 있었는가' 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도 네트워킹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중요해졌고, 커피챗을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당연히 본업으로 하고 있는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겠지만, 네트워킹을 잘하면 생각지도 못한, 더 나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