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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Oct 05. 2017

[프로워홀러의 네 번째 워킹홀리데이-대만편]

5. 대만에서 추석(중추절) 보내기

원글

http://cafe.naver.com/woholfriends/16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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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만에서 추석(중추절) 보내기


한국에선 유례없는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한국의 최대 공항이자 허브 공항인 인천 국제공항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기사들을 접했다. 내가 일하던 한국 숙박 시설 역시 이미 몇 달 전부터 이 추석 기간의 숙박 예약은 만실이 되기도 했다. 즐겁기만 할 줄 알았던 추석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내 SNS는 세대 간의 갈등, 추석에서의 여성들의 역할(이라고 쓰고 '노예'라고 읽는단다) 등에 대한 기사들로 도배가 되었다. 나 자신, 그리고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20대 후반~30대 중반에 분포되고 이젠 반 이상이 기혼에 아이가 있는 사람들(반 이상이 여성)이라 그런지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우리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 같다.


대만의 추석, 중추절(중문 中秋節, 영문 Mid-Autumn Festival)은 한국과 다르게 음력 8월 15일 당일만이 정부가 지정한 공식 휴일(國定假日)이다. 한국의 추석이나 대만의 구정 설날 연휴처럼 앞뒤 날을 붙이지 않은 하루짜리 휴일인 것에서 알 수 있듯 큰 명절은 아닌 듯하다.



Q 1. 대만에서는 추석(중추절) 때 무엇을 먹는가? 

한국에선 송편도 먹고 이것저것 상다리가 휘어지게 아침부터 일어나 하루 종일 만들어 먹지 않는가.

A 1. 음.... 월병...?


일하는 가게의 주방 스탭이 내가 휴일인 날(!) 모두에게 월병(月餠)을 돌렸다고 한다. 내가 아쉬워하자 함께 일하는 대만인 언니가 본인이 좋아하는 월병 가게가 이 근처니 하나 사주고 싶다고 나를 데려갔다. 종류는 다양했고 나는 단팥이 든 작은 월병을 선택했다. 가격은 대만 돈으로 35원.


독특한 것은 안에 달걀노른자가 통째로 들어가 있다는 점. 달걀노른자는 보름달을 상징한다.

 

월병은 한국에서도 친숙한 듯 아닌 듯한 과자인 것 같다. 들어본 적도 먹어본 적도 있지만 월병이 생활 속의 존재는 아니었다. 음력 8월 15일에 월병이라는 과자를 선물로 주고받는 것은 중국 대륙에도 있는 풍습인 걸 보면 대륙 쪽에서 넘어온 풍습 같다. 월병이 중국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2세기 남송 시대인데 8월 15일인 중추절이 명절이 되어 모두가 즐기는 날이 된 시기 역시 이 시기라고 한다. 중국 문화권에서는 중추절=월병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대만에서의 이 정도...?


  

Q 2. 그것뿐이냐, 뻥 그만 쳐라. 한국처럼 제사상 차리고 이런 거 안 하냐.

A 2. 음.... BBQ 파티를 한다...?



것도 길에서.


집에서 하거나 가게에 가서 고기를 굽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제 퇴근길에 본 풍경은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이것저것을 구워 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걸 길거리에서 할 줄은 몰랐다. 아무나 길거리에서 굽는 건 아니고 해당 상점에서 본인들의 가게 앞에서 구워 먹는 듯하다. 대만은 많은 건물들이 인도와 별도로 건물 안으로 회랑을 만들어 두기 때문에 가게 앞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 한들 그것이 보행자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나가면서 슬쩍 보니 고기뿐만 아니라 해산물과 각종 채소 들도 함께 구워 먹는다. 어제 퇴근길에 찍은 위의 사진처럼 길에 앉아 구워 먹기도 하고 길에 아예 테이블과 의자를 꺼내 먹는 팀들도 많았다. 동네로 돌아오니 한 미용실이 가게를 오픈해 아예 파티를 벌이는 중이었다.


대만의 웹뉴스에서 찾은 중추절의 좀 더 자세한 풍경이다.

[今日新問] "中壢萬人烤肉 中秋團圓溢香賞月"

https://www.nownews.com/news/20171004/2619471



Q 3. 그 밖에는?

A 3. 

① 보너스를 준단다.


대만에서는 3대 명절인 설날(음력 1월 1일), 단오절(음력 1월 15일), 중추절(음력 8월 15일)에 회사에서 보너스나 선물 등을 지급하곤 한단다. 그 금액은 일반 보너스가 아니니 '애들 과자나 좀 사주게나' 정도인 듯하다.

한국어로 소개된 대만 중추절 보너스에 관한 뉴스 

[대만은 지금] "대만 고용주 31.9% "추석 선물·보너스 없다""

http://nowformosa.blogspot.tw/2017/10/319.html


②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인 스펀十分에선 1년에 두 번 있는 천등 축제가 있다.


1년에 두 번, 타이베이의 이웃 도시인 신베이 시의 핑 시구 스펀에서 천등 축제가 열린다. 얇은 종이로 만든 거대한 천등의 한가운데 불을 붙여 날리는 것은 이미 핑시의 명물이다. 올해는 설날과 중추절에 두 번 천등 축제가 개최되었다. 나는 설날에 미친듯한 추위 속에서 다녀왔는데, 직접 가보면 규모가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 하지만 천등이 날아가는 순간만큼은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된다. 천등은 30분에 한 번씩 날리며 막간을 이용한 무대 등 각종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위 사진은 지난 2월 11일에 열린 픽시 천등 축제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 정도 규모로 진행된다.

필름 카메라로 찍었는데 사진이 어두워 현상소에서 모든 사진이 밀려 현상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ㅠ_ㅠ


참고로 천등이 다 타고 남은 천등의 철사 뼈대는  인근 산속에 떨어진다. 요즘은 시에서 수거해오면 돈으로 바꿔준다더라, 시에서 주도적으로 수거 중이라더라 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근 지역이 모두 산인 핑시 지역에서 이 천등의 뼈대로 야생 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워낙 큰 관광 상품이다 보니 포기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라고 한다.

핑시 천등 축제 홈페이지 http://skylantern.ntpc.gov.tw/en/


이 정도가 내가 지내는 타이베이에서 내가 경험한, 혹은 즐길 수 있는 대만의 중추절이었다. 땅덩이가 작은 대만이지만 그 안에서도 지역이나 출신(?)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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