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아닌 서울에서.
2018년에 들어 브런치에는 포스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이 브런치를 찾아주시고 구독도 눌러주셨는데-
업데이트도 멈췄는데 도대체 왜.....? 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감사합니다.
우선 나라는 사람에게서 어떤 이야기가 듣고 싶었길래... 란 생각이 먼저 드네요.
난 나에게 어떤 흥미를 가지셨길래, 어떤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브런치를 구독하시는지 궁금한데-
내게 궁금한 점 물어보면 이야기할 수 있는데- 아무도 안 물어보겠죠.
밀린 대만 생활을 정리하거나, 혹은 새롭게 시작된 제주에서의 생활을 적게 될 줄 알았지만
현실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고
5월 31일, 네 달 반의 제주 생활을 접고 서울의 부모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작은 불신과 실망들은 쌓이고 쌓였고
나는 다수의 타인의 날카로운 미움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고
감옥 같은 생활은 더 이상은 싫다며 대책도 없이 무작정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돌아온 거라
일주일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놀기만 합니다.
대만에서 돌아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바로 제주로 간 탓에
1년 넘게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굳이 지금 만나도 되지 않을 친구들을 6월에 몰아서 보는 이유는
7월 혹은 8월 이후에 내가 어디에서 지내게 될지 나도 모르기 때문에
지금 만나지 않으면 또 몇 달 후가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은 선망하던 제주 생활이었지만, 해외 생활할 때도 그렇고 늘 말합니다.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다 같다."라고.
매번 관광지에서 살면서 느낍니다. "돈 쓰러 오는 곳과 돈을 벌고 있는 곳은 같은 곳이어도 다르다."라고.
모두가 현실을 피해 제주로 돈 쓰러 오지만 제주는 제겐 그들의 현실과 같은 돈 버는 곳과 같았습니다.
제주 생활의 불만족은 일하던 곳의 내부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7~8할이지만요.
아무튼 서울에 돌아와 백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밀린 대만 기록이나 올려볼까도 생각합니다.
서울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울에 있는 동안 독립출판물을 하나 준비하려 합니다.
텍스트 없이 사진으로만 해볼까 하는데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서울에 온 이후로 오늘 처음으로 일정이 없어요. 하루 종일 쉬어보는 건 도대체 얼마만인지 싶네요.
정말 몇 주 만이지?
무직으로서 갖는 이 긴 휴식도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제주에 있을 땐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쉬는 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마음에 아주 작은 여유조차도 없으니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고요.
이제야 다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네요.
쉬는 날은 기록 정리를 진행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