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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어시인 Jun 12. 2022

뭣이 중헌디? 내가 중헌디!

20분 글쓰기(12) 남이 중한 것처럼 나도 중하다.

나 자신을 한 없이 끌어당기고 깎아내리고 하찮게 본 때가 있었다.

왜 그렇게 나 자신을 중하게 여기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자존감이 부족해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완전 반대였다.

나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자존감이 너무 높아서였다.


'엥? 그게 무슨 말이지?'

처음엔 나도 그랬다.

내가 자존감이 너무 높아서 그렇다고?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심리 전문가의 뒷 설명을 듣고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나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자존감이 너무 높아서 나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못난 부분이 나타나서는 안되는 것이죠.

자신이 스스로 100%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되어야만 나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렇습니다.

완벽한 나를요. 완벽해야만 하는 나를요.

하지만, 세상에 사람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물론 나 자신도 포함해서요.

그래서 나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 괴리감에 내가 괴롭고 무너져 내리는 거에요.



탁! 그렇구나, 나는 나를 완벽한 기준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그 기준조차도 완벽하지 않았을텐데 꼭 그래야만 한다고 나를 밀어내고 끌어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나도 사랑해줘야겠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자.

나는 원래 완벽하지 않아.

나는 그냥 나야.'


그 기준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잘 들리지 못해 보청기를 끼며 살아가는 나


어깨 너머로 들리는 정보가 부족해 활자로 기록된 정보에 의존하는 나


구어는 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입모양이 보여야 알아듣는 나


수어는 할 수 있지만, 마음 속 깊은 심층적인 이야기를 하기엔 아직 부족한 나


엄마로 살아가고 있지만, 엄마로서 제대로 살아가는지 확신이 없는 나


나로 살아가고 있지만, 진짜 나를 찾기 위해 아직도 헤매는 나



그 모든 나는 부족함 투성이이지만, 결국 나 자신 모두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 뒤에는 늘 매력적인 나도 숨겨져 있었는데 애써 외면해왔다.


더 완벽해야 한다고, 더 멋진 모습이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서 말이다.


이젠 당당하게 당차게 이야기 해보자.


"그래요, 나 부족함 투성이인 사람이에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고 인간미 넘치지 않나요?

내가 완벽한 사람이었다면 당신과 공감되는 부분이 없어서 더 슬펐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행이에요. 내가 부족함을 가지고 있어서 말이에요.

항상 다른 사람만 중한 존재로 바라봤는데 이제는 나도 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뭣이 중하냐고요?


나의 꿈,

나의 마음,

나의 삶,

나의 시간,

나의 몸

모든 게 중해요.



이 글을 쓰는 이 새벽, 나의 시간도 너무나도 중하지요.


이 글을 읽는 이 순간, 당신의 시간도 너무나도 중하지요.


그러니 우리 각자 자신을 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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