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312일 차
진짜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오늘은 물만 싸 오고 가방은 아예 가져오지 말라고 해서, 딸내미는 생수병만 달랑 들고 학교에 갔다. 매일 등굣길을 함께하던 친구와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그 친구가 딴 학교를 가서) 그 집 엄마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ㅎㅎ
학교 앞에 가보니 종업식 느낌이 더 들었다. 뉴스 미디어들이 공립학교 종업식 날을 기록하려는지 지나가는 아이들을 붙잡고 인터뷰하고 있었고, 그 장면을 학부모들이 찍고 있어서 학교 앞이 번잡했다. ㅎㅎ 선생님께 드릴 꽃다발을 들고 오는 아이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남편이 하원할 때 보니 초등학교 애들은 종업이라고 울기도 했다지만, 아침에 방학이라고 환호하던 딸내미는 멀쩡했단다. 아직 이별을 아쉬워하긴 어린 나인가 싶었는데, 그래도 밤에는 선생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슬프다고 울먹였다. 밤에 잠이 안 오면, 뭐라도 슬픈 얘기를 끄집어내서 눈물 쥐어짜는 게 습관이긴 하지만.
그래도 딸내미의 성취를 축하하고 싶어서 저녁에는 작은 꽃다발을 하나 준비했다. 집에 오자마자 꽃다발을 내미니 엄청 좋아하며, 자기가 꽃에게 밥주겠다며 flower feed를 화분에 털어 넣었다. 귀요미.
일 년 간 고생 많았다. 킨더에서도 잘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