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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y 06. 2016

글쓰기와 덜어내기

글의 깊이는 길이에서 나오지 않는다

분량 맞춰야 하나요?

페이스북 '작가의 글쓰기'에 질문이 올라왔다. 

쪽수 제한이나 분량 제한이 있는 글이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은 왕창 있어서 그걸 다 쓰면 분량을 넘겨요. 그러면 내용을 빼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쓰고 싶은 말은 들어가되, 상세히 설명을 안 하고 넘기는 것이 나을까요? 내용을 빼도 큰 틀에는 문제 되지 않는데 조금 가벼운 글이 될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수험생 때가 떠올랐다 

당시 난 한 친구가 부러웠다. 그는 아는 게 참 많았다. 주 1회 모여서 논작(논술 /작문)을 쓰는 날이면 그 친구는 다른 스터디원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친구는 어떤 주제나 제시어가 주어져도 거침없이 글을 써 내려 갔다. 스터디 내에서는 1000자 제한을 걸었지만, 그 친구는 늘 1500~2000자를 써냈다. 심지어 매번 자신이 담고 싶은 것을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그 친구는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정작 중요한 덜어내기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글은 쉽고 명료해야 한다

글이란 것은 장황하게 많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것이 아니다. 명료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명료하다 : '분명하고 또렷하다'

이는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명쾌해진다. 일반적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상대에게 내 생각이나 가치관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글을 쓰는데, 읽는 이에 대한 배려 없이, 내 위주로 쓰게 된다고 한다면...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것을 쏟아내기만 한다면... 상대방이 그 글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난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분량은 지켜야 한다

규정이란 그런 것이다. 규정이 정해진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또하나 제출하는 글이라면 독자인 심사위원을 배려해야 한다. 그들은 수많은 글을 읽어야 하기에 쉽게 잘 읽히고 명료한 글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글의 구성은 탄탄해야 한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고 하더라도 평가를 받기 위한 글이라면,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주장만 펼쳐놔도 안되고, 근거만 나열해서도 안된다. 주제없이 사례만 주주장창 늘어놔서도 안된다. 구성을 좀 먹는 것이 바로 '사족'이다.

사족[蛇足] : 뱀을 다 그리고 나서 있지도 아니한 발을 덧붙여 그려 넣는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군짓을 하여 도리어 잘못되게 함을 이르는 말
사족 없애기는 자기 성찰에서부터

퇴고를 하다 보면 알게 된다. 내가 쏟아낸 글자 중에 불필요한 것이 참 많다는 것을... 


이 때문에 내 글쓰기에 대한 분석작업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지, 주장만 반복하는지 아니면 빈약한 근거를 제시하는지,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자꾸 풀어내는지 등에 대한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 성찰과 함께 글을 쓸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보면 지금의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분량 제한'이란 키워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고수'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글의 깊이는
길이에서 나오지 않는다

명심해야 한다. 글의 깊이는 문장과 문장 간의 유기적 결합에서 온다. 문장 다음에 부가적인 설명이 붙어야 함에도 그냥 넘어가면 그 글은 주장만 가득한 글이 된다. 설득력을 잃게 된다.


반대로, 문장 다음에 적확한 근거와 사례를 제시하면 그 글은 탄탄해진다. 글을 읽는 이가 글을 쓴 이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설득이 될 것이다.  

*적확 :  (사실이) 조금도 틀리거나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고 확실하다.


***제가 쓰는 글들이 글쓰기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덧붙이는 글(1)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글을 쓰는 것이 즐거우신 분이 있다면 페이스북 '작가의 글쓰기' 클럽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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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2)

혹시 기사를 읽기에 시간이 부족하신 분들을 위해 '오늘의 뉴스' 매거진도 개설했습니다. 반드시 잘 쓴 글을 선별해서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읽어보면 좋은 내용을 올려놓고 있으니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toda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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