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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사장님과의 4시간 대화

by 이태화

책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냐는 질문을 받고 다시 생각했다. 처음 책을 쓰게 된 동기와 많이 달라졌다. 기업의 HRDer, 강사, 코치, 교육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프로그램을 알리고 싶었다. 책으로 정리해서 누구나 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나를 찾길 바랐다. 그렇게 시작하고 3년이 흘렀다.


여러 출판사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이렇게 쓰는 게 좋겠다 저렇게 쓰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출판을 약속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당신이 쓰는 거 보고 생각해 보겠다는 마음이 읽힌다. 나쁜 게 아니다. 나는 유명하지 않고, 영향력이 미미하므로. 이미 두 권의 책을 냈다는 것은 출판사 관계자들이 나를 긍정적으로 보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이미 낸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았다는 것은 짐이다. 그래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겸손하게 존중하면서 써보라는 대로 써봤다. 그러다 오늘의 원고는 개밥이 되었다. 모든 초고는 걸레라지만 3년 동안 쓴 글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적어도 걸레 이상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이제야 읽었으면 하는 독자가 명확해졌다. 아니 처음 쓸 때와 분명히 바뀐 걸 알았다. 직업적인 제한이 없어졌다. 더 대중적으로 읽혀야만 한다. 잘 팔려야만 한다. 난 교수도 아니고 책의 주제와 관련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피드백을 받아들였다. 더 가볍고 편한 자기계발서가 되길 바라신다. 출판사 사장님이. 다시 쓴 원고도 아니라고 하시면 포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출판사 사장님을 또 만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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