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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장세개 Nov 02. 2021

박사과정 하면, 회사 일은 어떻게?

(1). 학교와 파트너 관계여서 좋았어요.

저는 시작이 쉬웠던 이유는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회사의 사장님도, 학교의 교수님도 충분히 이해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학교 가니 평일에 회사 업무에 영향을 주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회사에서 평소 만나기 어려운 분들을 동기로 만나기 때문에 회사 일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고, 분야별 전문가 초청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회사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2). 퇴사 후 이직

그런데 다니던 회사는 그만두어야 될 상황이 되어 이직하게 되었어요. 당시 우연히 모임에서 만난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왔었는데요. 후배를 추천해달라는 전화였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비전 있는 회사라고 해서 제가 지원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이력서와 지원서를 컨설팅해줬는데요. 박사과정을 그만두길 권하더라고요. 박사학위... 웬만한 기업에서 부담스러워한다고요. 그래서 이직할 때 박사과정이 도움이 안 된다고 했어요. 박사학위를 그만두고 그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했어요. 좋은 헤드헌터라고 생각했지만 이 부분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결국 이력서와 지원서에 박사과정을 빼고 지원하게 되었는데요. 나중에 이런 일이 화근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 헤드헌터와는 악연이 되었는데요. 있는 사실을 감추며 회사의 입사를 하게 해 주고, 나중엔 제가 고의적으로 사실을 감추고 입사한 사람이 된 적이 있었어요. 박사과정을 하고 있다고 불편해하는 회사는 가지 않는 게 좋아요. 그리고 공부 중엔 이직도 가능하면 하지 마세요.^^;;   

  



(3). 또 퇴사, 그리고 창업

결국 이직한 회사도 6개월 만에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창업을 했어요.

정말 박사과정 중엔 창업도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삶과 일이 구분되지 않고, 공부에 몰입할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어요. 

창업은 계속 매출을 내기 위해서 24시간 생각해야 하니까요. 이때 안구건조증이 심해져서 실명위기까지 갔어요. 버티고 버텨서 박사과정을 입학하고 3년간 박사과정을 수료했어요.   

   



(4). 하지만 3년 박사과정 수료 후 휴학

하지만 이직과 창업으로 수업 듣기만 겨우 하고, 논문 준비를 하지 못했어요. 제가 다닌 박사과정은 가능하면 입학과 동시에 논문 쓰기를 시작해서, 3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박사과정 3년간 논문 주제만 여러 번 바뀌었어요.      


학교의 좋은 교수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연구논문 스터디 모임에 들어갔지만, 그래도 어렵더라고요. 많은 도움을 받고서도 논문 쓰기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휴학을 했습니다. 주변에서 휴학을 하면 복학하기 어려우니 가능하면 쉬지 말고 공부하기를 권했는데요. 논문을 과연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가득했고, 논문 쓰기에 몰입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휴학을 했습니다.


박사과정 하기 전에 지인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할 거면 제대로 하고, 박사 수료할 거면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그래서 휴학은 했지만 포기하진 않고 있었어요.



(5). 폐업 그리고 프리랜서

창업을 해서 힘들었지만 가족과 지인들이 박사과정은 꼭 마무리하라는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다시 마음을 붙잡고 논문 준비를 시작했어요. 좋은 논문을 쓰려고 했어요. 그래서인지 한 글자도 안 써지더라고요. 그렇게 또 2년이 지났어요. 이러다간 정말 졸업을 못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학교에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분께 지도교수를 맡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회사는 폐업을 하고, 박사 입학 5년이 경과되어 엇야 논문 쓰기를 준비했습니다. 박사학위를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불안함이 또 논문 쓰기를 못한 채 시간만 지났습니다. 그래도 지도교수님의 독려 덕분에 아주 느리지만 한 발작씩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이직도 안 하고 싶고, 창업도 안 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런데 두 기업 모두 이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업은 해봤지만 조금 천천히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졸업식에서 한 교수님이

‘동기들보다 많이 늦었네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래도 입학 동기 중에 중간은 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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