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물하다 Jun 23. 2021

노린재 가만 안 둬

<콩나물하다>시즌2- 7화


서울로 돌아온 콩나물은 묵묵히 다시 일상을 살아가요. 자기 전 문득문득 이사 갈 수 있었던 그 고무통이 생각나지만 내 집이 아니었던 거지 라고 생각하며 털어내려고 애써요. 그러면서도 이사 갈 수 있는 기회는 언제 다시 올까 마음 한 켠이 답답한 것은 사실이에요. 


 “지금 집도 좋은데, 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

 그러던 어느 날,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어요. 

 “콩나물 씨. 프리미엄 럭셔리 킹 갓 고무통 계약하려고 했었죠?”

 “네. 근데 지금 당장은 이사를 못해요. 사정이 좀 그렇게 돼서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 집주인 노린재가 아주 문제가 많은 놈이었더만?”

 “네?”


  부동산 사장님의 말을 들어보니 그 고무통의 집주인 노린재는 소위 말하는 갭투자를 하는 투기꾼이었어요. 수백 채의 고무통을 사놓고 세입자를 들이지만 그 뒤로 잠적을 해버리는 못된 투기꾼!


  “잘됐어. 어휴, 얼마나 다행이야. 그전에 보러 온 신혼부부도 계약 전에 그거 알아서 계약 안했어요. 조심해요. 그 노린재 놈!! 아무 죄 없는 콩나물들을 죄다 갉아먹으려고! 아주 방구를 뿡뿡 뀌면서 악취를 풍기더니. 그때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네. 정말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콩나물은 인터넷으로 노린재를 검색해봐요. 사기로 얼마나 유명한지 노린재 추적 사이트까지 있는 정도였어요.  

 콩나물은 가슴을 쓸어내려요. 하마터면 피땀 눈물로 번 고추씨를 모두 잃을 뻔했어요. 그러던 그때 메주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수술이 아주 잘 되었다고. 다 너 덕분이라고. 

 콩나물은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구름신에게 기도를 해요. 수술 잘 끝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나쁘지 않은 선택을 한 자신에게 잘했다고 다독여요. 

 잘했어. 콩나물. 앞으로도 잘할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오디오 클립 링크 - 7화 노린재 가만 안 둬


* <콩나물하다>는 오디오 클립을 통해 음성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클립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글. 허선혜, 고권금

그림. 신은지

구성. 김은정


작가의 이전글 메주 오빠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