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엄마의 임신 기록_9
태초의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 맛있는 음식 한 그릇에 이렇게나 행복해진다. 악몽에 시달리지 않고 오롯이 잘 자고 일어난 게 이렇게나 행복하다. 본능에 충실해져 몸 곳곳을 살핀다. 내 몸에 관심을 기울이고 몸이 하는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해본 게 처음인 듯하다. 단순해지고 또 예민해진다. 기본적인 욕구를 부지런히 챙기며 사는 새로운 경험이다.
아침에는 볶음밥을 먹자마자 금방 다 토했는데 조금 전 점심에는 미역국 한 대접을 다 비웠다. 건강해져야지. 건강해질 궁리를 한다. 신기한 경험이다.
9주 2021년 3월 31일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