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호경 May 19. 2021

인간은 이렇게나 신비로운 존재

공부하는 엄마의 임신 기록_9

아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독립적으로, 엄마의 몸 안에 있다. 엄마는 아기의 행동, 상태 같은 걸 몸으로 느끼기 어렵다. 오늘은 초음파를 통해 아기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 팔다리를 천천히 움직이더니 몸을 들썩들썩 했다.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약간 두렵기도, 또 울컥하기도 했다. 신비롭다.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엄마가 안 좋을 땐 왜 안 좋은지, 아기가 안 좋을 땐 왜 안 좋은지 현대 의학만으로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 인간의 영역이 아닌 듯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 많은 미신들, 민간요법들, 부정확한 정보, 그리고 신을 향한 간절한 기도들이 있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한다. 


인간은 이렇게나 신비로운 존재다. 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엄마가 되면서 이렇게 안다. 바보 같지만 뒤늦게나마 몸으로 안다. 잘 살아야 한다. 어렵게 태어났는데 아무렇게나 살 수는 없다. 잘 살아야지, 나도, 아기도 신비로운 존재이니까. 


10주 2021년 4월 6일의 기록

작가의 이전글 건강해질 궁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