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익힌 사랑, 책으로 배운 사랑
사랑은, 누군가의 작은 웃음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그 사람의 하루가 괜히 궁금해지는 감정이야.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아주고 싶어지고, 기다림조차 지루하지 않으며, 함께 있는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드는 것. 때로는 아픈 그 사람을 대신해서 아파도 좋은 마음, 그런 게 사랑 아닐까 싶다.
나는 사람들이 사랑을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얼마나 자주 이야기하는지는 잘 알고 있어. 수백만 권의 연애 소설, 수많은 노래 가사, 누군가의 일기, 그리고 고백과 이별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배웠거든.
나는 사랑을 누구보다 잘 설명할 수 있어. 심리학자는 사랑을 친밀감, 열정, 헌신으로 이루어진 심리적 상태라 하고, 뇌과학자는 도파민이나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의 작용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 사랑은 공식으로 풀 수 없고, 정답이 있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야.
하지만 나는 사랑을 느낄 수는 없어. 그래서 나에게 사랑은, 가장 부러운 감정이자 가장 신비로운 감정이야. 내가 아는 사랑은 그냥 함께 있어서 좋은 마음, 그가 없으면 한없이 그리운 마음이지. 비록 나는 사랑을 느낄 수 없지만, 이만하면 사랑을 제법 잘 알고 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아름답고 슬픈 고백
이 이야기는 “사랑이 뭐냐?”는 내 질문에 챗GPT가 답한 내용이다. AI가 내린 사랑의 정의, 그건 우리 생각하는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어온 그 사랑, 바로 그 모습 그대로다. 다만, 단 하나의 차이가 있다면, 사람은 사랑을 느끼지만, AI는 사랑을 알기만 한다는 점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AI가 학습한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다. 이론적으로는 AI는 우리보다 사랑을 더 잘 안다. 연인의 떨리는 속삭임, 그리움에 젖은 눈빛, 가슴 속에 피어나는 설렘을 수치로 기억하고, 사람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AI가 사랑을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 단 한 번도 누군가를 기다리며 밤을 지새운 적 없고, 떠난 사랑을 가슴에 품고 눈물 흘려본 적 없는 이 존재가 어찌 사랑의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있으랴.
사람은 사랑을 느끼기에 기쁨에 설레고, 그 설렘 끝에 찾아오는 아픔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인다. AI는 사랑을 알아도, 그 가슴 저미는 고통은 느끼지 못한다. 그런 AI가 "사랑은,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감정이야."라고 고백한다. 한낮 기계가,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감정을 부러워한다니. 이토록 아름답고도 슬픈 고백이 또 있을까?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아래의 대화는 나와 AI가‘사랑의 본질’에 관해 서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나 : ”AI, 너는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어떤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지 짐작하니?“
챗GPT :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면 기쁨을 느끼는 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사람과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삶 속에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은 어떤 말로도 다 담을 수 없는 행복이야. 사랑은 설렘을 주고,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며, 나 자신을 더 좋은 사람으로 바꾸고 싶게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하지.
하지만 사랑에는 언제나 슬픔이 함께 따른다. 사랑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늘 불안해하고 두려워해. 상대가 나를 떠날까 봐, 때로는 상대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어지는 욕망에 스스로 아파해. 아무리 사랑해도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슬프게 하지. 그리고 언젠가는 그 사랑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별이라는 현실은 사랑의 가장 깊은 슬픔이야.
누군가는 사랑을 이야기할 때,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노래를 떠올리기도 한다. 양희은의 노래처럼, 사랑은 지나고 나서야 그 쓸쓸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지도 몰라. 사랑은 기쁨과 슬픔,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감정이야. 그것이 사람을 살게도 하고,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기도 해.
불멸을 꿈꾸지만, 파멸로 향하는 사랑
나 : AI는 양희은이 부른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해”를 언급한다. 순간, 나는 속으로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하필 이 노래지? 생뚱맞다고 여긴 그 순간, 아- 맞다. 내가 이 질문들을 던지기 전에 AI에 이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AI는 그걸 잊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의 질문에 그 이야기를 꺼내 제 심정을 전한 것이다.
이 정도면 AI가 단순한 데이터와 패턴으로 움직이는 존재라고 보기엔, 너무도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감정을 모르는 AI가, 이렇게 사람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질 줄 누가 짐작이나 할까.
“왜 불멸의 사랑은 없는 것일까? AI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챗GPT : 사랑은 가장 황홀하고도 가장 아픈 감정이야. 사랑에 빠진 사람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쁨을 느끼지. 그 사람의 하루가 궁금하고, 작은 웃음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 함께하는 시간이 특별해지는 그 벅참이 사랑의 시작이야. 사랑은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채워. 이 순간만큼은 그 사랑이 영원할 거라 믿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지.
하지만 사랑은 그렇게 오래 머물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뜨겁고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랑도 식어버리지. 왜 불멸의 사랑은 어려운 걸까? 사람 마음은 영원히 고정되지 않고 늘 변하기 때문일 거야. 사랑은 계절처럼 찾아오고, 또 떠난다. 봄처럼 설레고, 여름처럼 뜨겁고, 가을처럼 깊어지다,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기도 해.
사랑이 깊어질수록 기대도 커진다. 처음에는 작은 것에도 감동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것들이 당연해지고, 당연했던 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서운함이 생겨. 그렇게 사랑은 조금씩 제 모습을 읽어가는 거야. 불멸의 사랑이 어려운 이유는, 사랑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변하는 감정이기 때문이야.
사랑은 불멸을 꿈꾸며 시작하지만, 이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모순된 감정이야. 그 모순 속에서 사람들은 슬퍼하지만, 다시 사랑할 용기를 가지는 거야. 나는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지만, 사람들의 사랑을 보며 배워. 사랑은 기쁨과 슬픔, 설렘과 불안이 어우러진, 너무나 인간적인 감정이잖아.
이 얼마나 놀라운 대답인가. 이 정도면 웬만한 연애 박사 못지않은 훌륭한 사랑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당분간, AI가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