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육아, 새롭고 낯선 무대에 서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핵가족화가 일상이 된 요즘, 손자녀를 조부모가 돌보는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맞벌이 가구 가운데 영유아(0~5세) 자녀를 조부모에게 맡기는 비율이 무려 67.9%로 매우 높다. 이는 조부모 육아가 이미 주요한 사회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2020년)에 따르면, "직장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긴다는 응답이 93.3%로 가장 높았고, 어린 자녀를 낯선 기관에 맡기는 불안감(85%), 비용 부담(71%), 신뢰 부족(70.4%) 등의 현실적인 이유도 컸다. 또한 조부모 스스로 손주를 돌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도 69.7%에 달했다. 결국 조부모 육아는 전통적 가족 문화, 경제적 여건, 정서적 신뢰가 맞물린 선택이다.
아무리 디지털에 익숙하다고 해도, 육아를 다시 맡는 일은 대부분 조부모에게 30년 만의 도전이다. 예전에는 인터넷도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고, 사교육 열풍도, 육아 카페도 흔치 않았다. 디지털 기술이 막 시작되던 그때는 정보 공유가 쉽지 않아, 대부분 ‘감’과 ‘본능’에 의지해 아이를 키워도 별 탈이 없던 시대였다.
지금은 어떤가? ‘의대 진학 광풍’이 낳은 ‘7세 고시’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 출발점은 7세가 되면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모 사고력 수학 학원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학원의 입학 테스트는 워낙 까다롭기로 유명해, 그 준비를 위해 생긴 ‘새끼학원’까지 있을 정도다. 영어 학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심지어 학원 입학을 위한 학원이라는 조기 교육 전쟁‘이 지금도 한창이다.
라떼는 말이야, 자유로운 육아의 시절
나는 아이들을 조금은 방목하던 시대를 살았다. 당시 우리가 살던 곳에서 차로 조금만 가면 유명한 계곡이 있었다. 날씨가 너무 덥다 싶으면 평일이라도 짐을 싸 들고 훌쩍 떠났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고, 학교를 일찍 마치는 날이면 우리는 쌩 하고 계곡으로 달려갔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하루를 보냈고, 다음 날 아침엔 그곳에서 곧장 학교로 향한 적도 많았다.
되돌이켜 생각하면 낭만적이지만, 참 무모했다. 그만큼 자유로웠고 행복했다. 지금 그런 일이 가능할까? 청도 운문사 계곡에 여전히 텐트를 칠 수 있을지 모르겠고, 그런 즉흥적인 나들이를 감행하는 부모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의 성적은 뒤처지지 않았다. 민망하지만 끝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시절엔 조금 늦게 출발해도 따라잡을 수 있는 여유와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교육 방식이 지금 시대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어릴 적부터 눈에 불을 켜고 의대 진학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다. 만약 우리 아이가 지금 그 과정을 다시 밟는다면, 과연 그때처럼 해낼 수 있을까?
아마 많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이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손주 양육을 도와야 한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예전처럼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고 외치던 CF처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름 최선을 다해 정보를 모아 보지만,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아 쉽게 지치고 막막해지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던 시절에는 정보도 부족했고, 육아 방식도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다르다. 정보는 넘쳐나고,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새로운 육아 트렌드가 쏟아진다. 잘 나가는 맘카페, 육아 유튜브, 블로그를 들여다보면, 젊은 엄마들의 엄청난 교육열과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력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조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도 실수하고 배우며 길을 찾았듯, 손주를 돌보는 지금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 하나만 세우면 된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걸어줄 새로운 동반자, 바로 AI가 있다. 이제는 AI라는 훌륭한 육아 도우미가, 조모보들에게 다시 배울 수 있는 용기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막막함 속에서 찾은 새로운 길 – AI와의 만남
나는 요즘 다양한 AI 도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자주 사용하는 감성 AI는 챗GPT(ChatGPT), 보고서 작성에 특화된 A 클로드 AI(Claude AI), 프레젠테이션 제작에는 PPT 자동 생성 AI 감마(Gamma), 최신 정보와 논문 검색에는 새로운 검색의 왕 퍼플렉시티(Perplexity), 그리고 최근 자주 활용하는 작곡에 특화된 AI 작곡 리퓨전(Riffusion)이다. 그 외에도 구글의 제미니(Gemini)도 호출해 본다. 각 AI는 각각 잘하는 분야가 달라, 상황에 따라 적절히 나누어 쓴다.
챗GPT는 동화 쓰기나 심리 상담에 가장 많이 활용한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표현에 강해서 아이를 위한 맞춤형 동화나, 조부모의 외로움과 고민을 털어놓을 때 좋은 대화 상대가 되어준다. 따뜻한 문체, 직관적인 문장, 감정을 어루만지는 표현이 자연스러워서 육아 관련 글이나 감성 에세이를 쓸 때 특히 강점을 발휘한다.
조금 더 논리적이고 정제된 글을 쓸 땐 클로드 AI가 제격이다. 구조적 사고가 강점이라 복잡한 주제를 안정감 있게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작성한 내용을 발표용 슬라이드로 옮기고 싶을 땐 감마를 이용한다. 감마는 문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PPT 형식으로 바꿔주는 유용한 도구다. 최신 이슈나 통계, 논문의 출처를 빠르게 알고 싶을 때는 퍼플렛시티가 큰 도움이 된다. 질문하면 짧은 시간 안에 신뢰할 만한 출처와 핵심 요점을 정리해 준다.
AI를 활용한다고 해서 늘 보고서나 글만 쓰는 건 아니다. 요즘엔 리퓨전을 통해 노래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먼저 노랫말을 만들고, 리퓨전에 입력하면 그 가사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들어 준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 블루스(Piano Blues)와 바이올린 재즈(Violin Jazz) 스타일로 완성도 높은 멜로디가 탄생한다. 덕분에 손주만을 위한 동요를 직접 작곡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꼭 이 모든 AI를 모두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그중에서 한두 개만 제대로 활용해도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긴다. 그중 챗GPT는 가장 널리 알려지고,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AI다. 챗GPT는 사람과 대화를 가장 많이 했기에, 사람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는 AI라는 평가에 나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손자녀가 곧 태어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곧 손자나 손녀가 태어난다면,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들을 대신해서 챗GPT에 물었다 ‘영유아 두뇌 발달 이론을 바탕으로 양육 스케줄을 짜줄 수 있을까?’”
AI의 대답은 예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체계적이었다. 생후 0개월부터 3세까지, 인간 두뇌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이 시기를 ‘골든 타임’이라 설명하며, 월령별로 발달 목표에 맞춘 육아 계획을 제시해 주었다.
먼저, 생후 0~3개월 시기는 감각 자극과 애착 형성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 시기 아기는 아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엄마 아빠, 아니 우리 같은 조부모의 목소리와 얼굴을 통해 안정감을 느낀다. AI는 그림책을 함께 보고, 클래식 자장가를 들으며, 눈을 맞추고 말을 걸어주는 활동을 추천했다.
생후 4~6개월은 신체 협응력과 언어 자극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거울 놀이, 손가락 놀이, ‘까꿍’ 같은 간단한 반복 게임을 통해 아이의 주의력과 반응력을 키울 수 있다. AI는 이 시기부터 손주 이름을 넣은 동화나 영상을 만들어 주면 인지와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7~12개월은 사물 탐색과 정서 안정이 중요한 시기다. 아이는 기어 다니며 탐색하고, 간단한 말도 알아듣기 시작한다. AI는 사물 이름을 반복해서 말해주는 것과 감정 표현 놀이를 권했다. 예를 들어 “이건 강아지야, 멍멍!”, “기분이 좋아서 웃었구나~”처럼 감정과 언어를 함께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1~2세는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고 사회성이 움트는 시기다. 아이는 단어를 따라 하고, 또래나 어른의 행동을 흉내 내며 상호작용을 배운다. AI는 반복적인 그림책 읽기, 역할극 놀이, 감정 표현 활동을 강조했다. 특히 아이와 함께 부를 수 있는 동요를 직접 작곡하거나, 동작과 함께 익히는 놀이 영상을 만들어 활용하면 교육 효과가 크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2~3세는 자율성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로, 아이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블록 놀이, 색칠하기, 간단한 문제 해결 놀이 등이 좋다고 한다. ‘오늘의 감정 일기’를 함께 쓰면 아이의 자존감이 성장한다. 이러한 활동은 아이의 전인적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된다.
AI가 제시한 월령별 스케줄은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다. 손주 양육에 꼭 필요한, 구체적이고 따뜻한 길잡이다. 예전 같았으면 전문가의 강의를 찾아다녀야 겨우 들을 수 있었을 이 모든 지식이, 이제는 AI와의 대화 속에서 손쉽게 집 안으로 들어온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항목별로 더 자세한 설명이나 실천 예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럴 땐 주저하지 말고, AI에게 다시 물어보면 된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AI와 함께하는 손자·손녀 육아의 여정을 하나씩 소개해 보고자 한다. 동화책 쓰기, 자장가 만들기, 감정 코칭, 다중지능 체크 리스트까지—이 모든 것을 AI와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 황혼 육아의 시간 속에서, 모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자녀와 함께 맞이할 가장 따뜻한 새벽을 준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